(MB노믹스 1년)(상)남은 건 상처 뿐

고환율 집착하다 禍 자초..747 공염불
글로벌 경제위기 속 국정 성적 낙제

입력 : 2009-02-25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정책팀] '747'(연평균 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위 경제대국)도 모자라 임기내 주가 3000포인트 돌파를 자신하며 당당하게 출범했던 이명박 정부의 1년 성적은 초라하다. 수출, 투자, 일자리, 성장등 모든 경제 지표가 낙제 수준이다. 한편에선 전무후무한 세계적 경제위기를 그나마 나름 잘 헤쳐나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스토마토는 이명박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MB노믹스'의 1년을 분석해보고 향후 우리 정부의 정책방향을 진단해봤다.[편집자주]
 
`그래도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니 좀 낫겠지`
 
지난해 747과 함께 이륙한 기업인 출신 경제대통령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자못 컸었다.
 
1년 지난 지난 지금.
 
그 컸던 기대는 온데간데 없다. 정치, 외교, 민생, 경제 뭐 하나 제대로 닦아놓은 게 없다. 출범초기 치솟았던 인기도와 신뢰는 촛불집회를 지나면서 급락하기 시작, 바닥모를 추락세다. 
 
난파 직전인 경제를 살리기 위해 윤증현 경제팀이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MB노믹스의 앞날은 앞으로도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왜냐하면 나라 안팎이 온통 지뢰밭으로 덮혀 있는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야할 국정리더십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 '자승자박(自繩自縛)'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과거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었던 수출을 다시 한번 전면에 내세웠다. 정부는 이전 참여정부와는 달리 분배가 아닌 대기업과 성장위주의 정책을 통한 국내 수출산업의 부활을 꿈꾸며 고환율 정책에 집착했다.
 
그러나 의욕뿐이었다.
 
고환율 정책은 참담한 패배로 이어졌고, 외환보유고만 허비한 채 헛수고만 한 셈이 됐다.
 
키코(KIKO)라는 파생상품은 부메랑이 되어 중소기업을 넉아웃시켰고, 수출주도 기업의 발목을 잡았으며, 바다 건너 미국의 주택시장 붕괴가 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지며 우리 경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지난해말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환율과 상품수지에 관한 영향을 살표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상승이 상품수지를 개선시키는 정도, 즉 수출을 활성화시키는 정도는 다른 국가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거의 '최하위'였다.
 
환율상승에 따라 수출물량이 늘어나고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증가하더라도 달러표시 수출 금액은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결국 MB노믹스 초기의 고환율 정책은 수출을 크게 늘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재정건전성만 악화시킨 꼴이 됐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고환율 정책이 상품수지 개선효과를 나타내려면 원자재 수입의존도를 낮추는 경제구조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며 "수출성장과 수입의존도의 탄력성을 플러스로 만들 수 있는 경제구조가 마련되기 전에는 고환율정책을 통한 수출 일변도 정책은 부작용만 야기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취임당시 944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1513원까지 상승했고 일년 후인 이달 20일 현재 1500원대를 넘어서며 58.8%(560원)가 상승했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제품들은 상대적으로 달러가치가 내려가 수출이 원활해지지만 원화로 표시되는 수입물가는 떨어지는 환율만큼 오를수 밖에 없다. 그 만큼의 수출 증가가 없이는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는 구조다.
 
◇ 최악의 모든 것
 
올들어서도 정부는 '수출만이 살길이다'라는 구호아래 수출에 혼신을 기울이고 있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올해 4500억달러 수출과 100억달러 무역수지 흑자 목표는 현 상황에선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전 세계 모든 국가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수출산업 경기전망 조사 전망치가 33.4(기준 100)로 사상 최악으로 전망되는 등 수출전선은 암울하다.
 
일부에서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대외 수출구조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현 상황은 정책의 옳고 그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수요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확대가 중요하다"며 "국가간 수출통로 확보와 기업의 연구개발 등 주요 인프라 투자지원 등의 정책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속적인 자원외교를 통한 원자재와 석유, 기타 자원확보 등 에너지 외교도 확대해 전반적인 산업 인프라의 안정추구도 필요한 정책적 우선순위"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수출주도 산업에만 매달리기 보다 정부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의 수출동력을 발굴하고 다양한 수출인프라속에 발전전략을 모색할 시기가 왔다는 의미다.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불어 닥쳤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연간 14만5000명에 그쳤다. 지난해 실업률은 3.2%였지만 청년, 비정규직 실업자는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5.6%,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 각각 감소하면서 연간 2.5% 성장하는데 그쳤다.
 
MB정부는 1년 동안 '최악'의 상황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줬다.
 
뉴스토마토 정책팀 new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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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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