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책팀] 지난 1년동안 경제가 심하게 몸살을 앓은 이유는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로 시작된 글로벌 경제 위기 탓이 컸다.
그러나 내우(內優)도 한 몫했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 신뢰 잃은 정부.. 만사휴의(萬事休矣)
정책신뢰도 상실로 정부는 '만사휴의(萬事休矣)'란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중국시장에서 물건을 제조해 국내에 납품하는 한 중소기업체 사장은 "달러로 원자재를 구매해야 하는데다 달러를 요구하는 거래선이 많아 죽을 지경"이라며 "수입물량은 이전의 30% 정도로 줄고, 제품단가는 턱없이 올라 빚으로 운영하는 상태"라고 체념한 듯 털어놨다.
그는 "이미 운영자체가 어려운 수준이지만 빠져나올 길이 없다"며 "영세한 업체 순서대로 차례로 부도를 맞고 있다"고 푸념했다.
환율은 미쳐 날뛰고 국가 채무 확대 논란속에 정부는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온갖 정책방정식을 대입해 보는 '실험적'자세로 일관해왔다는 지적이다.
그러나보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대응하는 방식을 답습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업 구조조정이 그랬고, 금리 인하도 마찬가지 였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선 선제적 대응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정책을 집행하는 데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 국민과, 시장과 소통하라
전문가들은 이명박정부가 출범 초기의 인기를 되찾으려면 뼈아픈 반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래야만 전세계적 위기를 우리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지난1년이 시행착오의 시기였다면 2년차부터는 `반성과 실천`의 시기가 되어야 한다.
그 출발은 `정부가 왜 신뢰를 잃었는가`에 대한 반성이다.
강준구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의 실패는 정책의 신뢰성 측면에 있다"며 신뢰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가를 잡겠다 해놓고 환율을 올려 물가가 올라갔다든지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편다 해놓고 공공요금을 인상시킨다든지의 경우가 있었다"며 일관성 있는 정책 집행을 주문했다.
커뮤니케이션(소통)이 원활해야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는 권고도 많다.
고일동 한국개발원(KDI) 연구위원은 "정부가 여야와의 소통에 실패해 실책을 자초한 경우가 많았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강부자(강남땅부자)논란으로 홍역을 치러야 했던 밀어붙이기식 인사 스타일이나 촛불집회를 자초한 한미 쇠고기협상, 대운하(건설)에 대한 집착과 같은 불도저식 정책 집행은 소통 실패의 대표적 케이스.
이런 실패는 되풀이되면 안된다. 글로벌 위기는 수습단계가 아니라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사소한 실수만으로도 나라가 거덜날 수도 있다.
국민과, 시장과 소통하며, 죽어가는 경제의 불씨를 우직하게 되살려가는 이명박 정부를 기대한다. 올 한해는 정부가 뭔가 보여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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