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잇단 말 실수와 적절치 못한 행동으로 도마에 오른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6일 전격 경질됐다. 돌연 수장을 잃은 해수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일단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해수부는 이날 윤 장관 해임에 따라 손재학 차관이 장관 업무를 대신한다고 밝혔다. 당분간 손 차관은 윤 장관 해임을 불러온 여수 기름유출 사고 수습에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조직 안정에도 전념할 계획이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부터 공식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윤 장관은 오후 4시30분 해수부 대회의실에서 공공기관장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지만 회의 시작 약 20분 전에 청사를 떠나 손재학 차관이 대신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앞서 윤 장관은 이날 오전 정홍원 국무총리로부터 해임 건의의 불가피성을 설명 들었다. 사실상 경질에 대한 예고였다. 정 총리는 이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윤 장관 해임을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전격 수용했다.
이는 민심 악화에 따른 사후 수습 차원이다. 사고 지역인 여수는 물론 국민적 여론이 악화된 데다, 여당인 새누리당조차 윤 장관 경질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등 이미 사태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까지 비화됐다. 자칫 윤 장관을 재신임할 경우 공직기강의 전반적 해이와 함께 다가오는 지방선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앞서 윤 장관은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전남 여수 삼일동 신덕마을을 뒤늦게 찾아 설 연휴 예기치 못한 봉변을 당한 피해 주민들 앞에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라고 말해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이어 기름냄새에 손으로 코를 막는 듯한 행동까지 보이며 구설수에 올랐다.
이어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수 원유유출 사고 관련 당정협의에서 "기름유출 사고의 1차 피해자는 GS칼텍스, 2차 피해는 어민"이라고 말하면서 장관으로서의 자질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제4정책조정위원회 간사 이현재 의원은 "GS칼텍스가 가해자지 왜 1차 피해자냐. 도선사 관리 등 기강이 제대로 안 돼 있으니 인재이고, 그렇다면 GS칼텍스가 가해자 아니냐. 장관의 문제 인식이 잘못됐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같은 지적에 윤 장관은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과 함께 웃음까지 보여 참석한 의원들을 공분케 했다.
윤 장관의 적절치 못한 언행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예고됐다. 지난해 4월 윤 장관은 청문회에서 잦은 말실수와 성의 없는 태도로 구설에 올랐다. 인사청문위원들의 질문에 장관으로서의 기본자질을 의심케 하는 엉뚱한 대답과 답변 도중 갑자기 웃음을 보이는 등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청문회장은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 장관은 결국 취임 10개월 만에 옷을 벗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