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전반적인 해운업 침체 속에서 가스·화학 전문 선사의 ‘나홀로 성장’이 지속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컨테이너나 벌크에 비해 물동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최근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LPG 가스의 아시아 수출량이 급증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LPG 수송시장은 규모가 작고 진입장벽이 높아 대형 선사들이 참여하지 않는 틈새시장으로 분류되는 등 기존 업체에 유리한 구조를 띄고 있다.
최근 수년 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선박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되면서 물동량 감소와 운임하락으로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대형 선사들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국내 가스·화학 전문 선사인 KSS해운은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KSS해운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187억원, 영업이익 191억원, 당기순이익 2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7%, 54.6% 늘었고, 엔화 약세에 따른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은 무려 110.7% 급증했다.
KSS해운의 경우 경쟁사 대비 운임과 물동량에 대한 실적 변동성이 적은 편이다. KSS해운은 LPG선 3척(VLGC), 가스선 6척, 케미컬선 5척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화학운반선의 경우 특수액체 운반선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 꾸준한 수요가 발생 중이며, 가스선은 대부분 장기계약이 체결돼 있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때문에 지난 2010년 19.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10%가 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약 16%로 추정된다. 국내 대형 선사들이 몇 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불황도 비껴가는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이와 함께 2000년 이후 본격화된 셰일가스 개발로 미국의 LPG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이 같은 상승기조에 힘을 보탰다. 셰일가스에는 LPG원료인 콘덴세이트가 5~25%가량 포함돼 있어 셰일가스 개발은 LPG 생산량 증가와 직결된다.
특히 미국산 LPG는 기존 주요 생산지인 중동에 비해 가격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수요가 많은 편이다. 세계 최대 LPG 수입국인 일본의 경우 미국산 LPG 수입량이 2005년 대비 2012년(46만2000톤) 14배 가량 급증했다. 오는 2018년에는 300만톤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동아시아 파나마 운하의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초대형가스운송선(VLGC)의 통과가 가능해져 미국에서 동아시아로의 운송기간이 기존 50일에서 18~20일로 단축될 전망이다.
KSS해운은 올해 2척의 VLGC를 추가로 도입해 성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8만4000CBM급 VLGC 1척은 이미 지난달 인도 받았다. KSS해운이 보유하고 있는 선박 중 최대 규모로 E1과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해 향후 10년간 연평균 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규모의 선박 1척은 오는 9월 인도 받는다. 이 역시 E1과 10년간 장기운송계약이 체결돼 있어 KSS해운은 올해도 해운업 침체를 뚫고 나홀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해운업 침체 속에서 가스·화학 전문 선사의 ‘나홀로 성장’이 지속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