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은 대규모 손실을 털기 위해 회계 조작을 시도한 혐의를 금융당국이 포착했고 이를 검증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장초반 12% 가까이 급락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16일 제보를 접수받아 대우건설의 분식회계 혐의를 판단하기 위한 긴급 감리에 착수한 바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이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하락 폭을 줄이고 상승 반전했다. 오전 11시경부터 주가는 오르기 시작해 전일대비 2% 가까이 오르다 결국 전 거래일과 같은 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대우건설은 "회계는 적법한 기준에 따라 이뤄졌다"며 "분식회계를 시도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어 "논란이 되고 있는 '손실 잔액'은 여러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규모를 예상한 수치"라며 "본부장급으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나온 시나리오에 불과하고, 기업 회계와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앞서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는 확보된 문건에 적힌 '손실잔액'이라는 용어에 대해 "정상적으로 회계 장부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유력한 증거"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선일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측에서 분식회계에 대한 혐의를 부인한 일이 주가 반전의 계기가 된 것 같다"며 "투자 심리 측면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에도 최근 주가가 오른 것은 그만큼 털어냈으면 악재는 끝난 것 아니냐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회사가 올해 실적 전망치를 공격적으로 높여 잡은 일도 시장에서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가는 아직 대우건설의 매수 시기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잠재적 부실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아직 대우건설에 대한 매수 접근을 권하기는 힘든 시점"이라며 "먼저 분기 실적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