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준식기자] 지난달 이후 국제외환시장에서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자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다가
주식, 상품, 고금리통화 등의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가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엔화는 지난 1월22일 달러당 87엔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약세를 나타내 어제(24일)는 96.5엔으로 마감했다. 한달여만에 통화가치가 11%나 하락한 것이다.
이 기간중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112엔에서 124엔으로 10.7% 정도 약세를 나타냈다.
[엔달러 추이]
자료:KR선물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낸 지난 2005~2007년에도 엔 캐리트레이드가 확대되면서 엔화가치와 증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관성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최근 엔화 약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인데 일단 금융시장전문가들은 25일 최근 엔화 약세를 캐리트레이드 재개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최근 엔화가 약세임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고수익 위험자산군인 세계증시의 수익률이 신통치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엔화 약세는 캐리트레이드보다는 글로벌 경기와 일본내의 정치상황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어 안전자산군인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했다는 점도 엔화 약세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 등 금융시장 불안이 재점화되고 이에 따라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보유 매력이 늘고 있다는 점과 부채축소(디레버리징)속도도 둔화되어 엔화 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엔화 약세를 저금리를 이용한 엔 캐리 재개로 보기는 힘들다는 견해다.
임호상 삼성선물 연구원도 "최근의 엔화 약세는 캐리용 수요로 해석하기보다는 실물경기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본의 산업생산, GDP 등이 미국, 유럽보다 더욱 악화되고 있어 엔화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나타나고 있는 엔화 약세를 캐리와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본의 정치 불안정도 엔화 약세의 원인으로 제시했는데 아소 다로 총리의 지지율 급락으로 조기총선 이야기도 나오는데다 "최근 3차례에 걸쳐 발표된 경기부양안도 실제로는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총액 12조엔중 1조5000억엔만 집행되었다"며 정치가 경제문제의 발목을 잡고 있어 엔화 약세가 나타나고 있단 설명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국제외환시장의 최선호 통화는 안전자산인 달러화"라며 "달러화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달러가 강하기때문에 엔화가 약해진 것이지 캐리트레이드가 다시 재개되어서 엔화가 약해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며 엔화 약세와 캐리트레이드 연계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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