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임신을 이유로 소속 변호사를 업무에서 제외시키고 휴직을 명령한 혐의로 J법무법인 대표 임모씨(49)가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9부(재판장 강을환)는 13일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씨가 A변호사에게 휴직권고 메일을 보낸 것이 임신을 이유로 부당한 차별을 한 것이고, 실질적으로 휴직을 통보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A변호사가 자발적으로 출산휴직을 신청하지 않은 점과 휴직할 의사가 없었던 점, 임신 2개월의 산모가 일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도 않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휴직사유가 없는 A변호사에게 휴직조치를 내린 것은 업무량 개선이 없다는 평가에 따른 일종의 징계수단인데, 합리적인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며 "임신을 이유로 업무배당을 하지 않고서 업무량이 증가하지 않은 점을 문제삼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메일 내용 가운데 'A변호사가 조직에 미친 악영향을 방치하기에는 조직의 상황이 좋지 않다', '당신의 개인 의견이 어떻더라도 제안을 받아주기 바란다'는 부분을 근거로 "A변호사를 어쩔 수 없이 휴직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씨는 2012년 6월 A변호사가 임신한 것을 이유로 무급휴가 9개월에 유급휴가 3개월, 총 1년간 휴직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변호사에게 보낸 메일에 '휴직조치'라는 구체적인 표현이 없는 점과 A변호사의 근무태도가 불성실했던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