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진통이다. 한때 극적 타결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왔지만 여전히 미궁 속이다. 관건은 17일 오후 있을 대한의사협회 확대 비상대책위원회. 정부와의 최종 협상안에 대한 지도부 추인 여부에 따라 의료계 총파업의 진퇴 여부가 결정된다.
정부와 의료계는 16일 회의를 마지막으로 5차례에 걸친 의료발전협의회를 모두 마쳤다. 원격 진료제 도입과 영리 자회사 설립 허용 등 표면적 충돌지점 외에도 의료수가 현실화 등 의료정책 전반에 걸쳐 양측의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4일 서울 충무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의료발전협의회 2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경화 기자)
의협 측 협상 대표단은 ▲원격진료의 경우 시범사업을 통해 점검하고 ▲영리 자회사 설립 허용은 범위를 일부 축소시키며 ▲건강보험의 낮은 수가 문제는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협회, 약사회 등과 충돌하며 전선에서 이탈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측도 전체적 틀에서 의협 측과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각론에 관해서는 아직 조정의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의료수가의 경우 전체 재정을 손봐야 하는 까닭에 단계적 인상안을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협 측이 5차 회의를 앞두고 "복지부가 의협 의견에 긍정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보여 상당 부분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혀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기도 했다.
노환규 대한의협 회장도 "지금까지 나온 내용에 대해 최선이라는 의견도 있고, 알맹이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상당폭의 진전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은 국회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 시행령으로 공표가 추진된다. 또 구체적인 수가 (인상안)도 논의되지 않았고, 수가결정 구조마저 전향적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해, 뇌관에 대한 입장차를 보였다.
일단 의협은 전체 회원들에게 정부와의 협상안을 공개하고, 총파업 돌입 여부에 대한 찬반 여부를 예정대로 물을 계획이다. 투표는 19일부터 27일까지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된다. 투표자의 과반 이상이 파업을 결정하는 의협은 다음달 3일 총팡업에 돌입한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14년 만의 집단 휴업으로, 의료대란의 현실화다.
노환규 회장은 이에 대해 “찬성이 많을지 반대가 많을지 단정짓기 어렵다”며 “(투표 결과 파업으로 가지 않더라도) 뚜렷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요구사항이 없을 경우 대정부 총파업 투쟁은 중단이 아닌 유보 쪽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이번 총파업을 두고 갈기갈기 찢어진 상황이어서 내부 동력은 극히 떨어졌다는 평가다. 여론 또한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데다, 정부의 초강경 대응 방침도 부담스럽다. 우회로를 찾는 까닭이다. 다만 결론이 어느 방향으로 나든 의료계 내부의 극심한 진통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