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미 연방준비제도가 18일(현지시간) 미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대형은행에 대한 자본규제를 미국 대형은행과 같은 수준으로 강화키로 했다.
연준은 이날 이사회 전체회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외국계 은행 규제 최종안을 찬성 5표대 반대 0표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규제안이 시행되면 미국내 자산규모가 500억달러를 넘는 외국계 은행은 별도자본으로 미국내 중간 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또 자본 및 리스크관리 규제, 유동성 규제 등도 모두 미국 은행과 동일한 수준으로 적용받는다.
이에따라 도이치뱅크나 바클레이즈 등 대형은행들이 미국은행과 같은 자기자본비율을 비축해야하는 만큼 해외 유동성 운용에 추가적인 부담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자산규모 100억원 이상 중소형 외국계 은행들은 연례 스트레스테스트를 받고, 상장된 외국계 은행은 미국에 리스크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
연준은 유동성 등이 취약한 외국계 은행이 위기에 처했을 경우 본국의 지원이 해외은행까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규제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본국의 지원 없이는 미국의 세금지원이 불가능한만큼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 동안은 외국은행 모기업의 자본이 충분할 경우 미국은행보다 더 낮은 자기자본비율을 갖는 것을 허용했고, 외국 감독기관이 직접 감독하도록 규제를 자제해왔다.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은 표결 직전 "지난 금융위기에서 봤듯이 갑작스러운 대형은행의 부실화는 금융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기준이 다소 완화되며 대형은행의 경우 약 15~20곳이, 중소형은행은 약 100곳이 이번 규제를 적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행시기는 초안보다 1년 늦춰진 오는 2016년 7월로 결정됐다.
연준이 이번 규제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외국 은행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유럽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마이클 바니어 유럽연합(EU) 금융서비스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미국이 외국은행 규제를 강화할 경우 맞대응 차원에서 EU도 같은 방법을 적용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바니어 위원장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아직 구체적인 대응책을 내놓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어떤 경우든 유럽 은행에 미국 은행보다 더 불리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