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가 터진지 한달이 지난 가운데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실상 국정조사까지 마무리됐으나 최근에는 불똥이 금융지주사 수장들과 타 금융사로까지 튀고 있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카드3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관련 실태조사 및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가 열렸다. 사진 맨앞줄 왼쪽부터 최수현 금감원장, 현오석 경제부총리, 신제윤 금융위원장. 두번째줄 왼쪽부터 임영록 KB금융 회장,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News1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카드사 정보유출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임영록
KB금융(105560) 회장이 지난해 6월 지주사 사장 겸 고객정보관리인으로 지정돼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한 정무위 의원이 "고객정보 관리 책임이 법적으로 있는 사람이 책임을 져야하는데 본인은 책임을 지지않고 경영진과 임원들의 사표를 받고 있는 것이 이게 말이 되냐"며 임 회장의 책임론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고객정보관리인은 그룹내 고객정보를 관리하는 총책임자의 위치로 정보유출 사태를 방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임 회장은 "고객정보관리인으로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그 범위는 계열사간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한 관리"라고 선을 그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ISS보고서 사태'로 지주 임원이 갑자기 물러나면서 임 회장(당시 지주사 사장)이 한달 가량 고객정보관리인을 이어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금은 김재열 전무가 KB금융의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를 맡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의 임종룡 회장도 카드정보유출 청문회에서 "이번 사고는 현장직원들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고 발언해 향후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농협카드의 1차 정보유출의 경우 농협카드 직원이 보안프로그램을 풀어줬다고 돼 있다. 카드사 직원이 보안프로그램을 해지했느냐 아니냐는 앞으로 금융당국이 징계수위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문제다.
농협금융측은 관련 사항은 형사처벌 범위와 경중을 결정지을 수 있는 문제로 현재 수사당국과 금융당국이 검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열린 정례회의에 외환은행의 카드사업 분사를 위한 예비인가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서 외환카드 분사에 대한 심의를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의 카드사업 분할결의를 위한 주주총회도 한달 가량 미뤄졌다. 다음 금융위 정례회의가 다음달 5일인 점을 미뤄보면 주총은 3월6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타사의 고객정보 유출사태를 계기로 검토시간을 충분히 가지려는 것으로 본다"며 "카드분할 결의를 위한 주총도 자동적으로 연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