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NAVER는 전일 대비 6만1000원(8.13%) 하락한 68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했다. 거래대금도 약 4834억원이 실리며 전거래일보다 8배 이상 급증했다.
페이스북은 전일 세계 1위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직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만 집중해온 왓츠앱은 현재 4억5000만명에 이르는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어 사실상 세계 최대 규모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메신저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페이스북은 왓츠앱과의 시너지를 통해 낮은 연령층의 사용자를 다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시에선 NAVER의 주가가 된서리를 맞으며 휘청였다. NAVER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사실상 NAVER의 주가는 그동안 '라인'발 모멘텀에 상승해왔다. 그러나 왓츠앱의 인수가격이 공개되자 라인의 가치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가격은 190억달러로 한화로는 약 20조2000억원 수준이다. 왓츠앱의 이용자수를 고려하면 1인당 약 42달러(한화 4만5000원)를 지불한 셈이다.
현재 NAVER의 시가총액과 국내 포털 가치를 고려했을 때 라인의 가치는 약 14조7000억원으로 추정됐다. 라인의 가입자수가 현재 3억5000명이고 실제 이용자수가 50% 정도라고 가정했을 때 1인당 8만4000원의 가치가 책정된다.
이에 따라 왓츠앱과 비교해 라인의 가치가 고평가돼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오히려 "비쌀 만한 이유가 있다"는 반응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왓츠앱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라인처럼 게임과 스티커, 콘텐츠 등의 수익모델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라인은 이보다 더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네이버가 올해 라인의 목표 가입자수를 5억명으로 계획하고 있는 만큼 라인의 가치는 최소 17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며 "현재 검토하고 있는 라인의 기업공개(IPO)도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도 라인이 왓츠앱보다 더 높은 가치를 적용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은 지난해 게임과 스탬프, 공식계정 등으로 약 5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규모가 큰 일본에서도 5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수익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라인은 지난해 말 전자상거래 시장에도 진출했고 앞으로 음악 서비스도 예정돼 있는 등 모바일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며 "메시징에만 특화된 왓츠앱보다 향후 수익모델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 외에도 지난 14일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무료 전화 및 메시징 업체인 바이버를 9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홍 연구원은 "라인은 앞으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보다는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지 않은 신흥 시장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주 진출에 있어서도 스페인어 문화권에 특화된 서비스와 마케팅 전략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