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 악재속 비은행 강화 '골머리'

정보유출사태 악재, 영업환경 악화로 M&A도 관망중

입력 : 2014-02-24 오전 9:51:07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존 카드·보험사의 영업력을 키우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늘려야하는데 고객정보 유출 등 일련의 악재로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사의 당기순이익 중 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수익 비중은 70~90%에 육박했다. 은행이 금융지주사를 먹여살리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신한지주(055550), KB금융(105560) 등 일부 금융지주사는 비은행 부문의 수익 비중이 전년보다 소폭 반등한 경우(각각 38%, 36%)도 있었으나, 이는 비은행 계열사들이 장사를 잘했다기보다 지난해 은행의 순익이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지주사들도 은행 편중의 수익 구조를 타개하기 위해 연초부터 'M&A 등 통한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주요 전략 가운데 하나로 추진하고 있으나 올해도 영업환경이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LIG손해보험(002550)과 KDB생명 등 보험사의 경우 중견보험사로서 탄탄한 경쟁력을 갖고 있으나 최근 수익성 악화되거나 매각 지분이 높아 금융지주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기보다 일단 관망하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지주사 내 기존 비은행 계열사의 영업력을 키우는 데도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연초부터 터진 고객정보 유출 사고로 비은행 부문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카드사의 영업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번 사태로 영업정지를 당한 KB국민·롯데·농협카드 등이 올해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른 카드사들 역시 업계 신인도 하락, 규제 강화로 반사이익을 거두기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086790)의 경우 정보유출 사태의 당사자는 아닌데도 불구하고 불똥을 맞았다. 계열사 시너지 확대를 위해 외환은행 카드부문 분사를 신청했으나 금융당국이 정보유출 사태를 계기로 예비인가를 미뤘다.
 
하나금융은 당초 이달 안에 금융당국의 인가와 주총 승인을 거쳐 내달 말까지 외환은행 카드부문을 분할할 계획이었지만, 인가가 미뤄지면서 다음달까지 당국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게 됐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10여년 전 국내 금융지주사가 출범한 이래 은행 편중의 수익 구조는 규모를 키우는 과정에서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문제였다"며 "정책 영향을 크게 받는 금융업종의 특성상 단시일에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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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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