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수 소주 경쟁 부러운 막걸리업계

입력 : 2014-02-26 오후 3:03:26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최근 국내 소주 시장에 저도주 바람이 불고 있지만 막걸리 시장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막걸리 업계가 저도주 제품을 주력으로 삼지 않고 있는데다 전통주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순당(043650)을 비롯해 서울탁주, 우리술 등이 판매하는 저도주 막걸리는 업체별 전체 매출 비중의 5% 미만이다.
 
이들 제품은 바로 마실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형태의 캔 막걸리로,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해 선보이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저도주 막걸리 제품은 국순당이 지난 2012년 8월 선보인 '아이싱(iCing)'이다.
 
이 제품은 알코올 도수 4도에 자몽 과즙을 넣은 것이 특징으로, 저도수 막걸리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특별한 광고 없이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으며,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판매량 850만캔을 달성했다.
 
또한 2012년 말 서울탁주와 우리술은 각각 알코올 도수 3도의 'Ee:FF(이프)'와 '미쓰리(me3)'를 출시했다.
 
하지만 막걸리 시장의 부진과 함께 이후 저도주 특성을 내세운 제품이 등장하지 않았다.
 
대형 할인점, 편의점 등에서는 유통되고 있지만, 캔 제품의 특성상 가장 많은 막걸리 소비가 이뤄지는 음식점에서는 접하기가 어려운 단점도 있다.
 
그나마 국순당 '아이싱'이 지난해 12월부터 맥주 전문점인 '압구정 봉구비어' 전국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막걸리 시장 침체로 소비자는 기존의 오랜 브랜드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가정용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제품이 선보이면서 활성화 돼야 하지만, 업계의 현실로는 힘든 상황"이라며 "수많은 제조업체 중 현재와 같은 캔 막걸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5개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소주 제조업체는 기존 알코올 도수 19도대 보다 낮은 18도대의 제품을 주력으로 선보이고 있다.
 
롯데주류가 이달 중순부터 '18도 처음처럼'을 판매하고 있으며, 하이트진로(000080)도 18.5도 '참이슬'을 출시했다.
 
무학(033920)의 '좋은데이'와 대선주조의 '즐거워예', 하이트진로의 '쏘달' 등 지방에서 판매되는 소주도 16도대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압도적인 막걸리 소비 비중을 차지하는 중장년층은 기존 알코올 도수를 선호한다"며 "소주와 비교해 저도주 막걸리는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길게 봐야 한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서울탁주 '이프', 우리술 '미쓰리', 국순당 '아이싱'. (사진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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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