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포스터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한국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역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2일 겨울왕국 배급사 소니픽쳐스에 따르면 이 영화는 이날 오전 11시쯤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지난 1월 16일 개봉 이후 46일 만의 성과다.
겨울왕국의 1000만 관객 동원은 국내에서 개봉한 외화로는 '아바타' 이후 두 번째다. 전체 관람가 등급 영화 중 처음이며, 뮤지컬 영화 중에서도 처음이다.
겨울왕국은 이외에도 수많은 기록을 만들었다. 역대 평일 개봉 애니메이션 최고 오프닝 기록인 16만명, 역대 애니메이션 최장 연속 예매율 1위(35일), 역대 애니메이션 최장기간 박스오피스 1위(1월16일부터 1월30일),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좌석점유율 기록(79%, 1월25일), OST 최초 한국 모든 음원차트 1위(1월28일),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1위 등 다양한 부분에서 대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겨울왕국은 미국을 제외한 해외국가 흥행 1위다. 그만큼 남다른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겨울왕국의 흥행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라이언킹', '인어공주', '알라딘' 등으로 뮤지컬 애니메이션 왕가였던 디즈니는 '토이스토리'의 픽사나 '슈렉'의' 드림웍스 등 애니메이션 전문 영화사가 등장하면서 한동안 침체기를 보였다. 하지만 겨울왕국으로 애니메이션 왕가의 힘을 재확인했다.
이 영화의 흥행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꼽힌다. ▲작품의 완성도 ▲독립적인 여성상이 부각된 스토리 ▲개봉시점 ▲겨울왕국 문화현상이 그 이유다.
탄탄한 구성과 수준 높은 비주얼, 가족 모두가 볼 수 있는 작품성은 중년 관객도 극장을 향하게 했다. 또 '레미제라블'에 이은 뮤지컬 영화에 대한 호감도도 영화 흥행에 일조했다.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자신의 능력을 원망하기보다 이를 받아들려 새로운 왕국을 만드려는 엘사와 끝까지 언니를 왕국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안나는 여성의 독립성을 중시하고 있는 요즘의 시대상을 그리고 있다.
겨울왕국은 백마 탄 왕자와 치기 어린 공주의 키스가 아닌 자매애와 자신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여성상을 보여줬다. 예상에서 벗어난 전개로 관객을 더욱 열광하게 만들었다는 평이다.
개봉시점도 흥행에 일조했다. 통상적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불법다운로드를 우려해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개봉한다. 하지만 겨울왕국은 다른 선택을 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1월 개봉했지만, 한국에서는 한국어 더빙버전까지 내놓으며 1월로 개봉시기를 조절했다.
이로인해 '변호인'과 '용의자' 등 한국영화들과 대결을 피했고, 1월 영화관객들을 흡수할 수 있었다. 더불어 독특한 상상력을 큰 재미를 준 '수상한 그녀'와 함께 쌍끌이 흥행 공식을 썼다.
500만 관객이 넘어가는 즈음부터 겨울왕국은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됐다. OST인 '렛 잇 고'(Let It Go)가 흥행하면서 국내 여가수들이 자발적인 커버 영사을 만들며 화제를 낳았다.
합성과 패러디 자막 등이 각종 SNS를 통해 퍼지면서 새로운 놀이문화가 됐고, 아울러 서적과 여행상품, 아이들의 장난감 등까지 원소스 멀티유즈 효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