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상정기자]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국제 상품시장이 요동쳤다. 국제유가와 금값 급등에 국내 증시에서도 정유주와 석유유통주가 동반 상승했다. 반면 곡물가격 강세에도 음식료주는 비교적 잠잠하게 움직이며 대조를 보였다. 증권가는 현재의 곡물 가격이 음식료업황에 큰 타격을 입힐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데 입을 모았다. 다만 기조적 상승 추세로 이어지는 지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우크라이나 사태..밀 가격 4.86% 급등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곡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밀 등 곡물가격이 급등했다.
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5월 밀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4.86%나 폭등한 부셸당 6.315달러로 집계되며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2012년 9월28일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5월 옥수수 선물 가격도 전날보다 1.51% 오른 부셸당 4.705달러에 거래됐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농업선진국이다. 지난해 옥수수 수확량은 2900만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아르헨티나와 세계 3위 옥수수 수출국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 증권가 "아직은 괜찮아..추이 지켜봐야"
증권가에서는 당장 음식료 업종에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곡물가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지 여부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우원석 키움증권 연구원은 "2월부터는 브라질 가뭄과 미국의 한파가 영향을 미치면서 농작물의 작황이 나빠져 곡물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고점 대비로는 많이 하락한 수준이라 위태로운 정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우 연구원은 "기조적인 곡물가 강세가 장기화되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며 "중요한 시점은 5~6월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곡물가 급등은 작황이 안좋아서라든가 생산 자체의 문제가 아닌 해결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사안이고 사건 발생 초기 국면이라 곡물가의 추세적 상승을 점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약간의 부담요인이 생긴 것은 맞지만 가격 전가 가능성과 (정정 불안)해결 가능성을 중장기적으로 감안한다면 음식료업황에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곡물가 상승 지속시 소재·가공업체 충격 예상
곡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에는 1차적으로 소재 식품 업체들의 충격이 예상된다.
우 연구원은 "직접적인 영향은 과자, 라면 등 가공식품의 재료가 되는 밀가루 등 소재 식품 업체와 옥수수 등을 사용하는 사료 업체에 크게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자, 라면 등 가공 식품 업체들은 2차적이란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