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B)'이대호 전 소속팀' 오릭스 팬들의 이대호 사랑은 아직도 뜨겁다

입력 : 2014-03-08 오전 9:29:58
◇7일 오후 인터뷰에 응한 오릭스 버팔로스 서포터즈가 당시 진행 중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치르는 시범경기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에 응했다. (사진=이준혁 기자)
 
[오사카(일본)=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비록 "오릭스 떠났지만 더 잘했으면 좋겠다", "새 팀 선수로서 다시 교세라 돔을 방문할 날을 기다린다."
 
팀의 4번타자를 맡던 외국인 선수는 FA(자유계약선수)의 자격을 얻었고,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며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한 타팀으로 떠났다.
 
하지만 팬들은 지난 두 시즌 동안 꽤 좋은 모습을 보여준 그의 앞날이 밝길 진심으로 기원했다. 좋은 실력의 외국인 선수와 멋진 모습의 팬이다.
 
이번 시즌부터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둥지를 바꾼 이대호(31)에 대한 직전 소속팀 오릭스 버팔로스 팬들의 반응은 예상 외로 따뜻했다. 팀을 떠난 선수에 대한 미운 마음이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기우였다.
 
◇좋은 조건을 받고 큐슈의 매로 거듭난 이대호
 
이대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그동안 들소(Buffalo)로서 달리던 2년간의 생활을 접고 남쪽의 매(Hawks)로 거듭났다.
 
지난 2년간 멋진 모습을 보인만큼 계약 조건은 그에게 매우 유리하게 짜였다. 지난해 12월 현재 소속팀 소프트뱅크와 '최대 총 3년 간(2+1년) 14억5000만엔(한화 약 148억 원)의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계약금은 5000만엔이고 2014년도 연봉 4억엔, 2015년(및 2016년) 연봉 5억엔이며 연간 옵션을 모두 따낼 경우 3년 최대 20억엔(약 203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게다가 가장 마지막 해인 2016년 소속 구단의 선택은 이대호의 몫이다. 2016년도는 소프트뱅크 잔류 또는 다른 구단 이적 모두 이대호가 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2년간(2014~2015년) 보인 성과가 좋으면 바로 다른 팀과 협상해 가치를 인정받아 좋은 조건으로 옮기고,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면 2016년도 만회할 기회가 주어진다. 선수 입장에서는 매우 좋다.
 
이대호는 그렇게 좋은 조건을 받고 2년간 뛰던 교세라 돔을 떠났다. 이번 시즌부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4번타자다.
 
◇이대호의 밝은 앞날을 바라는 따뜻한 오사카 팬들
 
기자는 지난 7일 저녁 교세라 오사카 돔에서 진행된 오릭스와 요미우리 자이언츠 간의 경기를 직접 취재했다. 금요일 저녁 시간이고 일본 인기 구단인 요미우리 상대의 경기며 구단의 기념관이 새롭게 문을 여는 희소식이 있어 그런지 응원석은 팬들로 매우 북적였다.
 
지금의 오릭스 버팔로스는 긴테츠 버팔로스와 오릭스 블루웨이브, 두 구단 합병을 통해 지난 2005년 새로 탄생된 팀이다. 인접 연고의 한신 타이거즈와 달리 구단이 매우 복잡한 역사를 거쳐온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오랜 세월을 거쳐 장시간 팬을 이어온 팬들은 단단해졌다.
 
이대호의 현 소속팀인 소프트뱅크와 직전 소속팀인 오릭스는 모두 퍼시픽리그의 팀이다. 그래서 시즌 중에 상대할 기회도 적지 않다. 곧 이대호를 적(敵)으로 마주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오릭스 전신 중 한 팀인 긴테츠 시절부터 이어온 상당히 오랜 팬이라 밝힌 키무라 사토시(木村智史) 씨는 이대호가 더욱 성장하는 선수로서 발전하길 기원했다.
 
그는 "팀의 4번타자가 빠진 상황에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옮긴 팀에서 타격 3관왕(타율·홈런·타점)이 되기를 바란다. 비록 오릭스를 떠났지만 정말 잘 해서 새 팀에서도 사랑받길 기원한다. 오릭스와의 경기에서만 조금 못 하고."라고 웃으며 말했다.
 
응원석에서 열렬한 응원을 잇던 시미즈 레이나(淸水玲奈) 씨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멋진 오릭스에 화끈한 이대호가 와서 정말 잘 했다"면서 "겨울에 열심히 잘 뛰어 오릭스는 강해지겠지만 이대호도 더욱 잘 했으면 좋겠다"고 그의 선전을 진심으로 바랬다.
 
◇소프트뱅크 상대 경기를 기대하는 오릭스 팬들
 
경쟁 팀으로 옮긴 셈이지만 많은 오릭스 팬은 이대호의 나아진 모습을 기원했다. 지난 2년간 멋진 활약을 펼쳐온 그의 모습에 감사의 표시도 잊지 않았다.
 
그렇기에 소프트뱅크와의 정규리그 맞대결을 기원하는 눈치였다. 현재 두 팀은 시범경기 경기 편성상 서로 자웅을 겨룰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첫 맞대결은 다음달 13일 오후 소프트뱅크의 야후 오크 돔에서 진행되며, 오릭스 홈 경기로 진행되는 첫 맞대결은 4월29일~5월1일 열릴 예정이다.
 
응원단상 인근에서 응원하던 시미즈 마사토(?水正人) 씨도 "지난해 이대호는 굉장히 훌륭한 선수였다. 그래서 팀도 팬도 기대와 의존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이대호의 몫을 다른 선수들이 나눠야 한다. 모든 선수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오릭스의 선전을 확신했다.
 
이어 "오릭스의 우승을 바라지만 이대호도 개인으로는 성공하길 지님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개장한 오릭스의 역사관인 'Bs SQUARE'를 운영하는 담당자로 구단에 올해 25년째 근무 중인 하나키 사토시(花木?) 씨는 "인기도 많고 실력도 좋았는데 떠나서 섭섭하다"면서 "섭섭하단 것이 밉거나 싫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좋았기에 아쉽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한 "모든 팬들을 하나라고 묶기에는 무리가 있긴 하지만 대다수 팬들은 새로운 팀의 소속으로 사랑받는 이대호를 기원하고 있고 그와의 경기를 기원한다. 교세라 돔(4월29일~4월30일)과 호토모토 필드(5월1일)에서 열릴 소프트뱅크전은 비록 평일경기이지만 많은 팬들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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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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