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덕 본 日기업, 지속 여부는 '글쎄'

입력 : 2014-03-10 오후 2:41:39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엔화 약세로 인한 거품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해 일본 기업들의 이익이 2배 가량 급증했지만, 실적 개선은 판매 증가가 아닌 단지 환차익에 의존한 성장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과 상반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 제조업체들 순익의 80% 가량은 엔화 약세에 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013회계연도 3분기(10~12월) 순익이 직전 분기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한 소니의 실적 개선은 절반 이상이 엔저 효과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혼다, 닛산, 미쓰비시자동차 등 수출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이익 증가분 역시 40~80% 가량이 엔화 약세에 기인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 추이(자료=로이터통신)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프레드릭 뉴먼 HSBC 아시아태평양 리서치센터 공동 대표는 "엔화 가치가 지난해만큼 급격하게 하락하지 않는 한 향후 일본 기업들의 추가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업들은 제품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일본 기업들의 실적 거품론을 일축하고 나섰다. 엔화 약세의 혜택을 받지 않는 일본 기업들의 순익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니콜라스 스미스 CLSA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자동차 회사들과 납품 회사들의 실적이 일본 산업 내 이익 증가에 기여한 비중은 6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며 "환율 영향이 비교적 적게 미치는 산업에서도 성장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은행들이 일본 기업들의 순익 증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달한다"며 "이는 감손 비용이 줄고 투자신탁 판매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엔화 약세에 따른 에너지 수입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력 회사들의 이익 역시 개선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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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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