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안양시장이 국가를 상대로 내린 안양교도소 재건축 협의 거부처분은 잘못이므로 취소되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은 국가가 "안양교도소 재건축 협의 불가처분을 취소하라"며 안양시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대법원에서의 이번 사건의 쟁점은 건축허가나 건축협의에 관한 사무가 지자체의 자치사무인지 아니면 국가가 위임한 사무인지 여부와, 국가가 지자체의 건축협의 불가통보에 대해 직접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낼 수 있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정 건축물의 건축은 그 자체가 지역개발에 속하고 그 영향은 해당 지역과 그 주민에 미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건축허가에 관한 사무는 물론이고 건축협의에 관한 사무도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해당한다"며 "국가라 하더라도 미리 허가권자인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건축협의를 하지 않으면 건축물을 건축할 수 없다"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허가권자인 지방자치단체장이 건축협의를 거부한 행위는 상대방이 국가 등 행정주체라도 행정청의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 공권력 행사의 거부 내지 행정작용으로 행정소송법상 처분으로 볼 수 없다"며 "국가 등은 지방자치단체장을 상대로 항고소송을 통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1963년 호계동에 건립된 안양교도소가 구조안전 등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인근지역으로 이전을 추진했으나 후보지 주민들의 반대로 어렵게 되자 200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안양시장에게 건축협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안양시장이 주민들의 반대 등을 이유로 건축협의를 거부하자 법무부장관은 안양시장을 상대로 행정협의조정 신청을 냈고 조정위가 장관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결정을 했으나 안양시장이 계속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는 "안양교도소 건물이 매우 노후 되어 재건축이 시급하고 국가교정사무에 필요한 필수시설이므로 교도소 인근 주민들의 권익보호나 안양시의 도시기능 향상 보다 재건축에 대한 공익적 필요성이 더 크다"며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안양시장은 교도소 등의 건축허가 또는 건축협의에 관한 사무는 국가의 사무를 지자체장에게 위임한 것으로 이에 대한 소송 제기는 모순이며, 국가가 지자체장을 상대로 항고소송을 내는 것은 당사자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상고했다.
◇대법원(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