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을 가늠할 최대 쟁점이었던 원격진료는 물론 건강보험제도 개선 등 4개 분야에 대해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구체화 해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경화 기자 자리했습니다.
이 기자. 먼저 이번 합의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먼저 원격진료 도입은 선 시범사업, 후 제도도입으로 방향이 모아졌죠?
이경화 : 그렇습니다. 정부와 의협은 어제 자정까지 이어진 최종담판 끝에 최대쟁점이었던 원격진료 도입 관련해 제도도입 이전에 먼저 시범사업 시행을 통해 제도의 타당성과 안전성을 검증키로 합의했습니다.
의협은 그간 원격진료에 대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휴대폰 진료라며 극한 반발을 이어왔는데요, 정부는 이번 협의에서 선 시범사업 후 제도도입 방향으로 의사협회 요구내용을 사실상 그대로 수용하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원격진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오는 4월부터 6개월간 시범사업을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시범사업의 기획과 구성, 시행, 평가 등에 의사협회의 의견을 반영키로 했습니다.
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화는 시범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전면 보류됩니다.
원격진료 도입과 함께 최대 쟁점이었던 의료법인의 영리 자법인 설립을 허용하는 투자활성화 대책 관련해서는 진료수익의 편법 유출 등 우려되는 문제점의 개선을 위해 기존 병원협회는 물론 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와 약사회까지, 관련된 모든 보건의료 전문단체들이 참여하는 논의 기구를 만들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들 단체 간 이해관계가 극명히 엇갈리는 터라 추후 합의점 도출에는 적잖은 난항이 예상됩니다.
앵커: 건강보험구조에 대해서는 관련법 개정을 연내에 추진하기로 했죠.
이경화 : 네 그렇습니다. 건강보험 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공익위원을 가입자와 공급자가 동수로 추천해 구성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연내에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규제개선 부분에서는 중복적 행정절차 간소화, 불합리한 비용산정 개선, 규제 적정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의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 네 그렇군요. 전공의 수련환경에 대한 개선요구도 다수 수용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
기자 : 네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대책도 마련됐습니다.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관리기구를 구성해 오는 5월까지 전공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또 지난해 마련된 전공의 수련환경 지침에서 명시된 ‘최대 주당 88시간 수련’이 주당 최대수련 시간을 48시간으로 규정한 유럽이나 80시간으로 규정한 미국에 비해 여전히 과도한 수련 여건임을 인정하고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네 그럼 이러한 의정 협의안을 전체 회원 투표를 진행한다고 하던데 향후 일정을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
기자 : 네 의사협회는 오늘 오후 6시를 기해 전 회원들을 대상으로 정부와의 협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합니다.
오는 20일 정오까지 실시되는 투표에서, 투표율 상관없이 참여자의 과반 이상이 찬성할 경우 총파업 일정은 전면 철회됩니다. 반대로 부결될 경우에는 이전 협의안은 전면 무효화됩니다.
앵커: 소위 빅5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이번 의료총파업에 대해 지지선언하면서, 전공의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데요, 전공의들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 관건은 전공의들의 수용여부입니다. 지난 10일 하루 집단휴진으로 진행된 1차 파업 참여율은 당초 예상보다 저조했는데요.
파업 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잇따라 2차 파업에 동참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에 큰 힘을 실어줬습니다.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이른바 빅5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일제히 2차 총파업 참여를 결의하면서 의사협회의 대정부 협상력도 한층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큰 힘을 실어주면서 강력한 우군으로 자리했던 전공의들이 이번 정부와의 협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총파업의 강행 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입니다.
현재 전공의들 기류 역시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의료대란의 가능성은 현격히 낮아진 상황입니다.
송명제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오늘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이번 협상에 진정성 있게 임해줘서 전공의 수련제 개선과 원격진료 선 시범사업 시행에 합의한 만큼 회원들도 이를 적극 반영해 투표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2차 총파업 투쟁의 전면 철회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평가됩니다.
앵커 : 네.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아무쪼록 이번 합의정신을 살려 의료대란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 국민을 볼모로 더 이상의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일도 없었으면 합니다. 이경화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