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X 미니'를 통한 삼성전자의 노림수 '위피'

입력 : 2014-03-19 오후 3:18:59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전자가 미러리스 카메라 'NX 미니'로 업계 1위 소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여러 명이 함께 셀카를 직는 '위피'(Wefie)라는 새로운 트랜드 조성에도 나섰다.
 
삼성전자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청담동 비욘드뮤지엄에서 글로벌 론칭 행사를 갖고, 얇고 가벼운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NX 미니를 공개했다.
 
◇'위피' 문화 조성.."혼자 찍지 말고 같이 찍으세요"
 
삼성전자는 이번 NX미니를 출시하면서 제품 기능과 사양을 강조하는 대신 촬영 문화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중화되면서 본인 얼굴을 스스로 촬영하는 셀프카메라(셀카)가 일반화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셀카라고 표현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셀피'(Selfie)'로 통용된다. 지난해 옥스포드 사전에 신조어로 등재되기도 했다.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글로벌 마케팅 팀장(부사장)은 "셀피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로 정착했다"며 "더 나아가서 위피(Wefie)라는 새로운 문화를 제안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이 삼성 미러리스 카메라 NX 미니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셀피가 혼자 찍는 사진이라면, 위피는 친구·지인과 함께 찍는 개념이다. 보통 인생의 중요한 순간인 결혼식이나 입학·졸업식 등에 사진을 찍지만, 막상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은 사진 속에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다같이 모여 한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찍을 때 여러 명을 담기 위해서는 렌즈 화각이 넓어야 하는 것은 물론, 카메라 무게가 가벼워야 촬영이 용이하다. 삼성 NX는 이를 고려해 만들어졌다.
 
탁영민 삼성전자 이미징상품전략 그룹 사원도 "NX미니는 위피를 위해 태어났다"며 "디스플레이를 위로 180도 올리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켜지고, 윙크를 하면 저절로 촬영이 된다"고 소개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든 카메라든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 되다 보니 너도나도 '업계 최소형' 등의 마케팅을 하는데 소비자들이 느끼기에는 그게 그거"라며 "삼성전자가 촬영 문화를 내세워 마케팅에 나선 것은 신선하다"고 말했다. 
 
◇삼성, NX 미니로 업계 1위 노린다
  
삼성전자는 NX 미니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자사가 내세운 위피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제품을 최적화했다.
 
두께는 22.5mm, 무게는 158그램으로 휴대성을 높였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스마트폰보다 작다고 해도 통상 네 배 이상 두껍지만 NX 미니는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일반 콤팩트 카메라 사이즈임에도 렌즈를 교환할 수 있고, 2000만 고화소 BSI CMOS 센서를 탑재해 화질이 좋다.
 
◇모델들이 NX 미니 디스플레이를 180도로 올려 셀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셀카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업계 1위인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a)가 여성들의 셀카를 위한 여러 기능을 탑재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NX 미니도 이에 필적할 만한 기능을 탑재했다.
 
디스플레이를 위로 세우기만 하면 바로 셀카를 찍을 수 있도록 2초만에 전원이 켜지고, 윙크를 하면 자동으로 촬영이 된다. 소니의 '소프트스킨'처럼 피부보정 효과도 설정할 수 있다. 
 
임선홍 삼성전자 IM 전략마케팅실 그룹장(전무)은 "NX 미니는 작지만 강하다"며 "NX 미니가 성공하면 (미러리스 카메라 업계)1위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이영희 부사장이 NX 미니에 지원 사격에 나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 부사장은 스마트폰 출시 등의 행사에 대부분 참석했지만 카메라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올해 1월 수량 기준 국내 미러리스 시장 점유율은 소니가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삼성은 2위로 소니 뒤를 쫓고 있다.
 
지난해 세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점유율을 보면 소니가 38.1%로 전년에 이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니콘 16.6%, 삼성 15.7%, 올림푸스 11.2%, 파나소닉 9.8% 등 2위권이 비슷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의 성장세다. 2012년 세계시장 점유율 7.8%로 순위 밖이었던 삼성전자는 1년 새 점유율을 7.9%포인트 끌어올리며 3위로 올라섰다.
 
카메라업계 관계자는 "세계 기준으로 보면 삼성이 니콘을 따라 잡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며 "관건은 국내 시장인데 삼성이 소니와의 점유율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나아가 1위로 올라설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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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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