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20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자넷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이르면 내년 초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힌 영향이다.
옐런 의장은 전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양적완화가 완전히 종료된 시점부터 6개월 후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 차례 100억달러의 자산매입 축소가 된다고 가정했을 때 연준의 양적완화는 올 10월 종료되고 그로부터 6개월 이후라면 내년 4월 금리를 인상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간의 경제 상황을 지켜본다"는 조건을 걸었지만 일러도 내년 말을 예상했던 시장에는 의외의 소식이었다.
토비 로손 뉴에지 그룹 트레이딩 담당자는 "연준이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1%까지 올린다면 글로벌 자금은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아시아 주식 시장에서의 추가 매도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日증시, 연준의 매파적 발언에 긴장..1%대 '뚝'
◇일본 닛케이225 지수 주가 차트(자료=이토마토)
닛케이225 지수는 전날대비 238.29엔(1.65%) 하락한 1만4224.2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증시는 이날 오전 엔화 약세 바람을 타고 상승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 반전했다. 매파적 경향을 보인 연준의 태도가 못 내 부담스러웠다는 분석이다.
쿠보 이사오 닛세이자산운용 투자전략가는 "연준이 강경한 방향으로 돌아선 점이 글로벌 증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본 증시 역시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는 미쓰비시UFJ파이낸셜(-2.32%),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2.54%), 미즈호파이낸셜그룹(-0.98%) 등 금융주가 크게 하락했다.
샤프(-5.38%), 파나소닉(-4.79%), 후지쯔(-2.54%) 등 기술주와 닛산자동차(-0.91%), 도요타자동차(-1.50%) 등 자동차주에도 찬바람이 몰아쳤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덴소는 크레딧스위스의 목표주가 하향에 3.34% 미끄러졌다.
반면 소니는 부품 공급 협력업체 수를 1000개에서 250개로 줄인다는 소식에 1.50% 뛰었다.
◇中증시, 성장 둔화 우려 부각..2000선 또 무너져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보다 28.26포인트(1.40%) 내린 1993.48을 기록했다. 일주일만에 또 다시 2000포인트 아래로 밀려난 것이다.
이날 중국 증시의 하락세를 주도한 것은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이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의 경제성장률을 종전의 7.6%에서 7.3%로, 내년의 성장률을 7.8%에서 7.6%로 낮췄다. 중국 경제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에서였다.
위안화 가치가 하루 만에 1년래 최저 수준을 경신한 점도 증시에 어두운 분위기를 더했다. 이날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고시한 달러·위안화 환율은 6.1460위안을 기록했다.
장하이둥 테본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GDP 전망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골드만삭스의 성장률 조정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위안화의 평가 절하는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증시의 하락은 중국 정부의 제한적 부양책 사용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유주석탄채광(-2.41%), 중국알루미늄(-2.45%), 강서구리(-0.75%) 등 원자재 관련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전일 큰 낙폭을 기록했던 부동산주 역시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천진부동산개발기업(-0.95%), 폴리부동산그룹(-0.44%), 흥업부동산(-0.79%) 등이 모두 내림세를 보였다.
중국 최대 주류업체인 귀주마대도 3.02% 급락하며 사흘간의 랠리를 마감했고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는 부진한 1분기 순익 전망에 7.32%나 주저앉았다.
반면 철도주는 베이징 당국이 5개의 신규 철도 노선 프로젝트를 승인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대진철도가 0.63%, 중국철도가 0.44% 올랐다.
◇대만·홍콩, 글로벌 약세장 동참..'풀썩'
대만 가권지수는 전일보다 92.13포인트(1.06%) 떨어진 8597.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TSMC(-2.18%), UMC(-1.56%), 모젤바이텔릭(-2.41%) 등 반도체주와 AU옵트로닉스(-2.87%), 청화픽쳐튜브(-1.09%), 한스타디스플레이(-1.76%) 등 LCD 관련주가 모두 크게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386.53포인트(1.79%) 하락한 2만1182.16으로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항기부동산개발(-1.93%), 신홍기부동산개발(-0.82%), 신세계개발(-2.62%) 등 부동산주와 시노펙(-3.29%), 시누크(-0.68%) 등 정유주가 약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