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제10차 협상이 마무리 됐다. 그러나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나 소득 없는 협상이었다는 의견이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한-중 FTA 제10차 협상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제조업과 농산물 분야에서 두나라의 입장 차이가 컸다"며 "힘겨루기가 있었지만 어차피 한번은 넘어야 할 산이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이번 협상에서 한-중 FTA를 체결하는 과정에 상품 양허안을 두고 입장 차이가 크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간 9차 협상까지는 품목별 양허안만 교환했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News1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상품 양허와 서비스·투자, 규범·협력 분야 등에 대한 기술적 논의와 협정문 논의를 진행했다"며 "우리는 제조업에서 조기 관세철폐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우리 농수산물에 대한 개방확대를 주장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협상에서는 서해에서 불법조업을 벌이는 중국 어선을 겨냥한 문제도 제기됐다.
우태희 실장은 "우리는 FTA 협상에서 중국의 불법조업 문제를 경제협력 분야에 포함해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중국은 불법조업이 다른 채널을 통해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문제고 FTA에서 이 부분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강조했다.
지식재산권과 환경문제 등에서도 견해 차이가 선명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잘 안 쓰는 지리적 표시와 유전자원, 전통 지재권을 보호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환경법 집행의무를 협정문에 규정하자고 요구했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소극적 입장을 보였다.
두나라 모두 서로 민감한 품목을 개방하는 문제에서 이견을 확인함에 따라 앞으로의 협상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고 주요 쟁점분야에서 치밀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우태희 실장은 "협상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고 올해 상반기 중 예정된 11차 협상까지 두나라의 의견을 좁힐 양허안을 만들겠다"며 "힘겨루기가 있었지만 협상 추진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난항이라는 표현도 안 쓰고 싶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