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662개 상장사의 주주총회가 한꺼번에 열린 지난 21일. 일부 주총 현장에서는 지난해 경영 성과와 경영권 분쟁, 배당금 지급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소액주주들의 항의가 잇따르면서 소란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하지만 주총에서 주주들의 목소리는 지금보다 더욱 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지수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변호사는 22일 "주주총회는 주주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특히 소액주주들은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과 소통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주총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소액주주들은 해외 사례와 비교해 봤을 때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해외 주총에서는 경영자들에게 질문도 많이 하고 격론도 벌어진다"며 "반면 우리나라 주주총회는 법에서 정한 의례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들이 기업에 대해서 간섭을 하고 경영진을 긴장시켜야만 경영 효율성이 높아져 주주의 부가 극대화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사 선·해임 안건도 주주들의 적극적인 의사표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변호사는 "기업의 이사들은 안정적으로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고 싶어하기 때문에 지배구조가 바뀌길 원치 않는다"며 "해외의 경우 이사들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행동할 경우 법적으로 제재를 받게 돼 있고 그런 판결도 자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를 대신해 경영자들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전문인이 이사로 선임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적대적 M&A와 경영권 분쟁도 '주주의 부 극대화' 관점에서 바라보면 경영효율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변호사는 "적대적 M&A와 우호적 M&A는 방법론의 차이일뿐"이라며 "적극적인 주주들의 움직임과 같이 경영진을 긴장시켜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