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포르투갈과 그리스 등 재정위기를 경험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유로존 채권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포르투갈 10년물 금리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낮은 금리에 힘입어 유로존 국채 발행에 속도가 붙었다고 보도했다.
바클레이즈의 조사에 따르면 유로존 국채관리청들은 이미 올해 조달하려고 계획한 자금의 29% 정도를 채웠다.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특히, 재정위기를 경험한 포르투갈은 올해 조달하려고 했던 자금의 절반을 이미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 탈퇴 위기 직전까지 갔던 그리스의 채권 시장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그리스 최대 은행인 피레우스뱅크는 5억유로 어치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경제가 회복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우크라이나 정정불안 등의 악재를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유럽 국채를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점 또한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다.
휴 워싱턴 바클레이즈 채권 전략가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이질지 모르지만 12~18개월 동안 시장 사정이 많이 개선됐다"며 "국채 금리는 거의 사상 최저치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 여세를 몰아 유로존 국가들은 장기채 물량을 늘리고 있다.
도이치뱅크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평균 유로존 국채 만료 기간은 8.7년으로 지난해의 7.4년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에릭 닐슨 유니크레디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을 떠난 투자자들이 유럽을 피난처로 여기고 있다"며 "국채관리청들은 놀라운 수준으로 내려간 금리를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