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급한 불 껐다..매각속도 내야"

입력 : 2014-03-25 오후 2:09:10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현대그룹 자구 계획안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잇따르는 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가 나왔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25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을 결정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지난 18일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위한 차환심사위원회에서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011200)에 대해 1400억원의 회사채 차환을 결정했다.
 
현대상선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 8200억 중 3~5월 동안 5900억원이 집중돼 있다.
 
이에 대해 강 팀장은 "지난주에 차환이 결정이 되지 않았다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까지 갔을 위기였다"며 "이제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사업부문 매각, 현대증권(003450) 등 금융 3사 매각, 국내외 부동산 및 선박 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현대엘리베이(017800)터 유상증자,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등 자기자본 확충 방안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지난해 내놓은 자구 계획안 실행이 늦어지면서 기업 신용등급이 하향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4일 현대그룹 핵심 계열사 현대상선, 현대로지스틱스, 현대엘리베이터의 신용등급을 모두 투기등급인 BB+로 낮췄다.
 
현대그룹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에서 현대증권 지분 매각, 액화천연가스(LNG)선 사업부문 매각 등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그룹 계획안이 실현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재무비율과 유동성이 개선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안정성과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의 우려를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이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선제적으로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성부 팀장은 "현대상선 채권자인 산업은행의 자금지원 의지와 자산 매각 속도, 회사채 신속 인수제 활용 여부에 기업의 명이 달려있다"며 "향후 오너가 제시한 3조원대의 자구 계획안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오는 2016년까지는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 팀장은 "특히 올해 글로벌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턴어라운드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장담할 수 없다"며 "실적 회복 전까지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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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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