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비세 인상 코앞..아베노믹스의 운명은

"소비세 인상 후 경기 둔화 우려"
"빠르면 4월에 부양책 있을 수도"

입력 : 2014-03-27 오후 1:48:49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일본의 소비세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4월1일, 일본의 소비세는 현재의 5%에서 8%로 인상된다. 이는 무려 17년만의 인상이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지난해 1000조엔을 넘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240%에 달하는 등 선진국 중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과거 정책자들은 쉽사리 '소비세 인상' 카드를 꺼내들지는 못했다. 
 
지난 1996년에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가  일본이 3% 넘는 경제 성장을 달성하자 소비세를 3%에서 5%로 인상했지만 결국 그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하고 실각한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60%에 가까운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소비세 인상을 단행한다. 
 
아베노믹스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소비세 인상, 아베 총리는 이번 난관을 넘을 수 있을까.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사진=로이터통신)
 
◇日경제, 소비세 인상으로 회복세 둔화 불가피
 
경제 전문가들은 소비세 인상으로 일본 경제 회복이 둔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현재 일본에서는 가전·생필품을 미리 구매하는 일명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19일 마이니치신문은,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전철 요금에 소비세율이 반영되기 전에 미리 정기권을 미리 사 두려는 사람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소비세가 인상되면 일시적으로 늘었던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며 일본 경기가 다시 침체기로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의 경제 스승으로 알려진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는 "소비세 인상이 일본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다 교수는 "소비세인상 후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본의 경제성장세가 이미 둔화했다"며 "일본은행(BOJ)이 서둘러 추가 부양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C 역시 "일본 경제는 이제 겨우 15년간 계속되온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올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소비세 인상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만약 임금 인상과 실업률이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일본 경제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키노시타 토모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세 인상 때문에 2분기에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 역시 "소비세 인상 후  일본 국내 소비가 뚜렷한 둔화세를 나타낼 수 있다"며 "아베노믹스의 미래는 이를 얼마나 일찍 이겨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잃어버린 10년 수준의 침체는 없다..추가 부양 기대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경제가 일시적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일수는 있지만 '잃어버린 10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주미 디발리어 HSBC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1997년때 소비세가 인상되기 전보다는 소비 러시가 두드러지지 않아서 경제 침체가 발생할 것 같진 않지만 경제 성장은 둔화될 수 있다"며 "일본 가계 회복의 속도는 임금 인상과 노동시장 개선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번 소비세 인상과 이번 소비세 인상을 비교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ANZ의 애널리스트들은 "1998년에는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일본 대차대조표 불황으로 인한 신용경색이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의 경기 침체를 모두 소비세 인상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BOJ가 소비세 인상에 따른 여파를 막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 역시 일본 경제가 침체기로 다시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를 높인다.
 
타쿠지 아이다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오는 4월에 열릴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물가 상승률이 BOJ의 목표치인 2%를 하회하고 있고 BOJ가 목표로 내세운 2015년까지 2%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간상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BOJ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은 1.9%이지만 시장의 전망은 1.0%에 불과하다"며 "BOJ가 시장에 디플레이션 타계를 위해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마오히코 바바 골드만삭스 수석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아마 6월쯤 되면 경제 지표들이 소비세 인상에 대한 여파를 충분히 나타내 줄 것"이라며 "BOJ 위원들은 경제 지표들을 충분히 살펴본 후 소비세 인상의 여파를 계산 한 후에 행동을 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아마 가장 빠른 시기는 6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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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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