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성규기자] 개장 4일째를 접어들고 있는 한국거래소(KRX) 금 현물시장의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추가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개장한 KRX 금 현물시장(99.99K)은 첫날 종가 4만6950원에 거래량 5978g(거래단위 1g), 총 거래대금은 2억8075원을 기록했다.
이어 25일과 26일은 각각 종가 4만6230원, 4만6060원에 거래량은 4190g과 3074g, 총 거래대금은 1억9384만원, 1억4155만원으로 전체적으로 거래가 미미한 상황이다.
거래소는 금 시장의 거래부진은 '가격' 문제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금 가격은 상하한가 10%선에서 수요공급에 따라 움직이는데, 아직은 초기 시장이어서 가격 형성단계이기 때문에 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금 가격은 실물사업자들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정도면 납품할 수 있겠다'라는 수준의 가격이 형성돼야 국내공급자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복잡한 계좌개설 절차 등 행정적인 어려움이 거래부진의 한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거래소 금시장의 계좌개설을 맡고 있는 예탁결제원이 각종 서류와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실물업자들에게도 금융투자업 수준의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대해 예탁원 측은 금시장 회원사들에게 계좌개설 절차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절차 자체가 거래에 필수적인 것으로 줄이거나 생략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금시장 개설 전 거래소 주관으로 49개 일반회원사(증권사는 제외) 대상으로 업무 설명회를 했었고 그때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안다"며 "서류양식 등에 대해서도 메일과 유선을 통해 계속해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시장 계좌개설을 위해서는 법인의 경우 은행처럼 당연히 사업자등록이나 인감증명서가 구비돼야 하고, 전산업무를 위해 코스콤이 관리하는 공인인증서를 받아야 한다"며 "금의 경우 예탁을 맡기거나 찾아갈 때 출입직원 확인도 해야하기 때문에 사진도 제출해야 하는데, 이런 일련의 절차들이 금투업이 아닌 실물업자들은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존에 세금을 내지 않고 거래하던 '무자료거래자'들에 대한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이 크게 늘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남김날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세금 빼먹고 있었는데 세금을 내는 시장으로 들어오라면 누가 들어오겠느냐"면서 "무자료거래가 전체 금시장의 60~70%까지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장외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세금내고 거래했던 30~40%가 들어와도 전체시장의 절반도 유입이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무자료 금 거래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경제적 유인책보다는 정부의 단속을 통해 음성적 거래를 양성화 시키는 방법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또 정상적인 장외시장 거래자들에게는 행정적 편의제공과 함께 투자 저변을 넓히는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남 박사는 "투자자 저변을 넓히려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개인들의 퇴직연금에 금 현물 상품을 포함시키는 등의 방안 도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오전 부산 한국거래소의 'KRX 금시장' 개장식 장면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