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새정치민주연합 통합 후 국정원 이슈가 뒤로 밀린 형국이다. '민생 최우선'을 앞세운 뒤 대선개입과 증거조작 사건에 대한 대응이 뒤로 밀린 상황으로 보인다. 특검 도입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지난 26일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창당 직후부터 연일 '민생 우선'을 외치고 있다. 안철수·김한길 두 대표의 이날 대표 수락 연설에는 국정원 이슈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대신 "민주주의를 바로세우겠다"는 표현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두 대표는 국정원 이슈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해명했다. 안 대표는 "(새정치연합에서) 특검을 강력 주장하던 때와 생각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 대표도 "(새정치민주연합과 민주당은) 특검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같고, 국정원 책임자 문책 요구도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민생을 하도 얘기하니 그쪽(국정원 이슈)을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민주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사이의 국정원 이슈 입장 차이는 매우 적다"고 덧붙였다.
통합 후 첫 지도부 회의였던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두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는 '민생 최우선'을 강조했다. 국정원 이슈에 대한 발언은 일절 없었다.
28일 오전 검찰이 '위조 문건' 3개의 증거신청을 철회한 후에야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이를 뒤늦게 지적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에 국정원 이슈에 선제적 대응보다는 언론 보도로 확인된 사실에 대한 논평을 내는 수준이라는 비판이 따르고 있다.
그동안 국정원 이슈를 계속 지적하던 신경민 최고위원만이 공식석상에서 간간이 발언을 하는 정도다.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8일 경기 안성에 위치한 한경대에서 '교육비 경감'을 위한 대학생들과의 미팅을 진행했다. ⓒNews1
안 대표는 이날 MBC를 통해 방송된 지방선거 정강정책 연설에서 국정원 이슈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그는 "민생과 민주주의를 바로세우는 일도 함께할 수 있다"고만 언급했다.
현재 당내 분위기도 국정원 이슈 보다는 '기초선거 무공천'에 관심이 쏠린 분위기다.
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둔 상황에서 '무공천'에 대한 당내의 반발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하루 빨리 무공천에 대한 당의 통일된 입장을 정하지 않을 경우 당내 논의는 정당공천 문제에 더욱 쏠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공천'에 반발하는 일부 의원들은 지방선거에서 질 경우 박근혜 정권에 힘을 더욱 실어주게 돼 국정원 이슈는 더욱 더 가라앉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특검이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한 최고위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창당 대회에서 당 대표들이 국정원 이슈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아 서운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제 차츰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본다"고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