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산업은행이 연내 정책금융공사와 통합을 완료하고 '시장형 정책금융기관'으로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자체 수익이 뒷받침 돼야 하는 만큼 오는 2018년까지 당기순이익 1조원 이상 유지하고, 해외 영업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산업은행은 1일 은행 창립 60주년을 맞아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5대 중장기 발전전략으로 ▲창조경제 지원 ▲금융선진화 선도 ▲시장안전판기능 강화 ▲지속가능한 정책금융기반 확충 ▲통일시대 준비 등이다.
산은은 우선 연내 정책금융공사와의 통합을 마무리하고 '통합산은'을 출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경 금융안정기에 산은을 민영화해 경쟁력있는 투자은행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정책금융공사가 산은으로 분리됐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정책금융 기능에 대한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는 게 산은의 설명이다. 이날 발표를 담당한 이대현 기획관리부문 부행장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산은의 노하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해졌고, 신기술과 중소기업 지원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하면 산은은 LP투자, 온렌딩, 금융안정기금 운용 등 업무를 넘겨받게 된다. 통합산은 출범 이후 산은은 시장형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공공성과 리스크가 큰 부분에 타깃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재원 확보는 필수적이다. 산은은 취약한 정부 재정을 감안해 자체 수익이나 산금채를 활용하기로 했다.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놨다. 이대현 부행장은 "추가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배주주 지위를 유지하되 일부분은 IPO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수익성 회복이 급선무다. 산은은 지난해 STX그룹 등 대기업 부실에 따른 충당금으로 외환위기 이후 13년만에 1조4000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산은은 올해 6304억원의 당기순익을 달성하고, 오는 2018년까지는 당기순익 1조원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1조원 이상의 자체 수익이 확보돼야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쪽으로도 전세계 현지법인과 지점 형태의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영업비중을 현재 12%에서 2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대현 부행장은 "산은은 정부의 정책금융기관 재정립 방안으로 정책금융기관으로 복귀함에 따라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새로운 역할과 지향점에 대해 임직원간 공통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