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3월 초여름 날씨라니"..봄신상 재고 '골머리'

봄 매출 역대 '최악'..대대적인 시즌오프 돌입 준비
"여름상품 정상가 판매 올인..물량 확대"

입력 : 2014-04-02 오후 4:22:49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3월부터 기온이 20도가 넘으니 봄옷이 팔리겠어요. 봄 신상품 준비 물량이 몽땅 재고창고로 들어갈 판이니 한숨만 나오네요."
 
때 이른 초여름 더위가 찾아오면서 패션업계는 사라진 봄 특수에 울상이다. 2월까지 꽃샘추위가 이어지진데다 3월 들어서면서 급격히 기온이 올라가는 바람에 봄시즌 자체가 없어진 버린 셈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미 길거리 쇼윈도의 마네킹도 여름 의상으로 모두 갈아입은 상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업체들이 예년보다 2~3주 정도 일찍 여름 신상품을 출시하고 제품 주문량도 늘리고 있다. 여름시즌이 한 달 가량 일찍 시작되면서 기존대비 물량을 넉넉히 확보해야 겠다는 판단에서다.
 
◇패션업체들은 봄 특수가 실종되면서 여름상품을 전진 배치하는 한편 봄 상품 재고소진 방안마련에 고심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DB)
 
한 업체 관계자는 "겨울이 지나고 바로 여름으로 건너 뛴 것이나 다름 없으니 봄 매출은
거의 역대 최저 수준인 것 같다"며 "초여름 날씨에 여름 상품을 찾는 손님이 부쩍 많아지면서 지난주부터 봄 상품을 대부분 거둬들이고 여름상품으로 교체작업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보통 3월 말부터 4월까지 꽃놀이 등 나들이가 많아지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봄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며 "하지만 올해는 4월 초부터 사실 상 봄시즌은 완전히 마무리 된 상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업체들은 봄 상품 재고 처리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A브랜드의 경우, 소량 한정으로 기획한 상품 마저 준비 수량의 절반도 판매가 안되면서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다른 업체들 상황도 다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심지어 B브랜드 경우, 단가 높은 겨울상품 재고처리에 매진하면서 봄상품을 다른 업체 대비 2주 가량 늦게 출시하는 바람에 아예 매장에 제품 진열 조차 제대로 못해보게 생겼다고 하소연 했다.
 
결국 봄 시즌을 헛탕친 업체들은  본격적인 여름상품 판매가 시작되면서 재고로 쌓인 봄상품에 대해 조만간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백화점도 보통 5월 초 부터 봄상품 재고 처분을 위한 세일에 나서지만 올해는 시기를 앞당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봄상품은 특히 유행에 민간 만큼 해를 지나 묵혀봤자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다"며 "창고에 샇아둬 물류 보관비용만 올라가느니 차라리 마진이 거의 없더라도  물량을 최대한 소진하는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대적인 시즌 오프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그래도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난감한 상황"이라며 "여름 신상품 정상가 판매에 올인해 매출 부진을 만회하는데 주력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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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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