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준영기자] 대만 정부가 대만과 일본, 미국의 D램업체들을 통합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하면서, 이른바 '슈퍼통합'이 우리 업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 '3국 연합'은 우리 업체들에게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 이유로 전문가들은 통합과정의 어려움과 통합 이후의 시장 점유율, 기술력 격차 등을 꼽고 있다.
안성호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5일 "대만정부가 제시하는 지원금에 모든 업체가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형국이며, 시시각각 논의 주제가 뒤바뀌는 최근 흐름을 고려할 때 최종 구조재편 방향을 단언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통합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통합이 된다손 치더라도 시장 점유율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으로 D램 시장의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30.3 %, 하이닉스 19.4%, 일본 엘피다(15.3)와 미국 마이크론(11.3%)을 합치면 26.6%에 대만 난야, 파워칩, 프로모스, 윈본드의 점유율 합계(11.6%)를 더하면 이들 '연합군'의 산술적 점유율 합계는 38.2%이다.
하지만 통합 후 실제 점유율은 25% 내외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현재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엘피다가 60나노 D램을 양산하고 있고, 대만 업체들이 70나노에서 80나노 공정을 진행하고 있어, 공정통합 과정에서 대만 생산시설들은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점유율도 대만이 빠질 경우 현저히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도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가 합쳐 하이닉스가 되면서 일시적으로 1위로 올라섰지만, 곧 점유율이 축소된 일이 있다.
게다가 이들이 R&D 통합으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의 기술력에 근접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부정적 전망이 많다.
현재 생산방식이 스택(회로를 쌓는 방식 : 엘피다, 마이크론, 프로모스)과 트렌치(회로를 아래로 파는 방법 : 난야, 이노테라)로 나뉜 사업자들의 기술통합과 공정 일치 과정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통합하더라도 기술 선도력을 확보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오히려 통합과정에서 공급량이 축소될 경우 한국 기업들에게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외신들은 4일 인치밍 대만 경제부장의 말을 인용해 "(대만이) 대만 정부 주도의 D램 업체 설립을 총괄할 전문가를 이번주 안에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 계획에는 일본 엘피다, 미국 마이크론 등과의 제휴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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