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동남아 LCC 국적사 '위협'

국적사 사업전략 다각화 대응..적극적인 정책지원 필요

입력 : 2014-04-07 오후 3:32:34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나날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저비용항공(LCC) 시장에서 동남아시아 LCC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비행기를 들여오거나 글로벌유통시스템(GDS)를 도입하는 등 국적 LCC들을 위협하고 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남아 LCC들이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 시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 속에 항공기도 공격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먼저 팔익스프레스는 모회사인 필리핀항공으로부터 A330-300 항공기 한 대를 인수해 두바이 노선을 주 5회 운항하기 시작했다. 팔익스프레스는 지난해 기존 에어필익스프레스에서 팔익스프레스로 항공사명도 변경하면서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타이에어아이시아X(Thai AirAsia X)는 올해 상반기 A330-200 항공기로 중·장거리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며, 스쿠트 역시 올 하반기에 처음으로 B787-9 드림라이너(Dreamliner)를 인도받아 새롭게 장거리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라이언에어는 인도네시아 바탐(Batam)을 두 번째 허브로 삼아 국내선 운항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에 국내선 노선 수를 현재 15개에서 20개로 확대하고, 국제선에서는 중국 광저우, 홍콩, 방콕, 사우디아라비아 제다(Jeddah), 뉴델리, 뭄바이 노선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자료=한국교통연구원)
 
동남아 LCC들은  낙관적인 시장 전망 속에 항공기도 공격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는 에어버스(Airbus)로부터 240대 이상의 항공기를 인도 받을 예정이다. 에어아시아X(AirAsia X)는 연료 효율성이 개선된 에어버스 A330 항공기를 다수 주문했으며, 이를 통해 유럽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에서는 라이언에어(LionAir), 싱가포르에서는 타이거에어, 그리고 태국에서는 녹에어(Nok Air)가 많은 대수의 항공기를 주문했다.
 
특히 녹에어는 싱가포르의 스쿠트(Scoot)와 합작벤처(joint venture)인 녹스쿠트(NokScoot)를 설립해 방콕 돈므앙공항(DonMueang Airport)에서 중·장거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녹스쿠트는 2014년 6월 초에 2~3대의 보잉(Boeing) 777 항공기로 일본, 한국, 중국노선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고객 서비스 경쟁력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동남아 LCC 상당 수가 글로벌유통시스템(Global Distribution System, GDS)을 도입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26개 LCC들의 서비스는 아바쿠스(Abacus)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며, 아마데우스(Amadeus), 세이버(Sabre)와 같은 시스템을 채택한 LCC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에 대한 접근 범위를 확대하고 항공상품 판매를 촉직,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동남아 LCC들이 GDS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중·장거리 노선 취항 및 기단 확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 더욱 큰 이익을 창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이런 가운데 국적 LCC들도 중장기 사업전략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LCC 중 가장 많은 기재(15대)를 운영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통해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올해 항공기 2대를 추가로 도입해 17대까지 늘릴 계획이며, 보유대수를 더욱 늘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 인기 국제선 노선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장기적으로 에어버스 A330급의 중형기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하와이와 호주, 싱가포르 등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고객서비스 개선을 위해 IT(정보기술) 시스템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7월부터 약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항공산업 표준업무 시스템 구축작업을 완료해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특히 고객서비스 개선을 위해 예약 및 발권 시스템 성능 향상을 통한 업무 효율성과 이용자 편리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동남아 LCC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국적사 지원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 정부는 기존 노선인 중국, 일본, 동남아는 물론 남미 등 신흥국과의 전략적 항공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국적 LCC 취항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LCC의 항공유 구매단가 절감을 위해 공동 구매를 추진하고, 저비용항공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5월까지 마련 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동안 국적 LCC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운수권 확대나 LCC 공동 격납고 시설 마련 등 보다 내실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않다.
 
박진서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동남아 LCC의 국내 취항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단의 변화를 통한 단계적인 중·장거리 국제선 노선 개발과 함께 차별화된 여객서비스 도입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국적 LCC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운수권 확대 등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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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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