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대규모 추가 경기 부양책이 불발로 끝남에 따라 수요 둔화 우려로 하락했다.
또한 뉴욕 증시가 중국발 악재와 함께 금융분야의 불투명성 증폭, 제너럴모터스의 파산 보호신청 가능성 등으로 급락한 것도 최근 주가와 긴밀한 상호작용을 벌이고 있는 유가의 동반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77달러(3.9%) 하락한 배럴당 43.61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2.48달러 떨어진 43.64달러에 거래됐다.
세계 석유소비 2위국인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재정적자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지난해 11월 발표한 4조 위안 규모의 기존 부양책을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이는 기존 부양책으로도 경제성장률 8%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비슷한 규모의 2차 경기부양책 발표 기대감으로 전날 9%나 급등했던 유가에는 악영향을 끼쳤다.
또 미국의 올해 1월 공장주문 실적이 1.9% 감소하면서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도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부추겼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3.5% 감소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둔화된 것이지만, 지난해 8월부터 여섯달 연속으로 공장주문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해당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처음있는 일로 제조업 부문의 생산활동과 고용이 심각하게 위축돼 있음을 반영했다.
미국과 중국은 원유 소비 1,2위국으로 세계 원유 수요의 33%를 점하고 있다.
도이치 방크의 아담 시에민스키 수석 에너지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가 끝났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그리고 OPEC 감산이 재고량을 컨트롤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기능하고 있다고 판단될 때까지 유가는 의미있는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5일 빈 회의를 앞두고 있는 세계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의 지난달 하루 평균 생산량은 2천778만 배럴로 1월보다 77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금값은 9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은 21.10 달러(2.3%) 오른 온스당 927.80 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