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개발한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5422'가 퀄컴의 '스냅드래곤 801'보다 월등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실일 경우 이는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 출시되는 갤럭시S5의 성능이 북미, 유럽향 모델 대비 뛰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5는 한국을 비롯한 북미,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801을 탑재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며, 인도, 중국 등 주요 아시아 지역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개발한 엑시노스 5422가 적용된 모델을 출시한다. 퀄컴과 삼성 반도체와의 자존심 대결이 시작된 셈이다.
삼성전자(005930)와 퀄컴은 최대의 파트너사인 동시에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경쟁사 관계다. 특히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지난해 퀄컴의 독주에 밀려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엑시노스 5422'는 올해 삼성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자연스레 외신들은 두 칩 간의 성능 대결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스마트폰 리뷰 전문사이트인 GSM아레나는 안투투 벤치마크로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의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삼성 엑시노스 5422가 더 높은 스코어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엑시노스 5422는 안투투벤치마크 결과 총점 3만8580점을 기록하며 3만6000점을 기록한 스냅드래곤 801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S4에 탑재된 엑시노스 프로세서가 퀄컴 제품 대비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5422의 경우 옥타코어를 적용해 총 8개의 코어가 함께 움직일 경우 전체적인 성능이 더 우수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력 효율성 측면에서 8개의 코어가 모두 함께 돌아가는 상황에서 진행된 테스트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한편 그래픽처리장치(GPU) 역시 지역별로 다른 부품이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스냅드래곤이 적용되는 지역의 경우 퀄컴의 아드레노 GPU가 들어가는 반면 엑시노스가 탑재된 모델의 경우 ARM의 말리 GPU를 사용할 계획이다. GPU 부문에서도 퀄컴과 삼성전자·ARM 동맹의 긴장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5는 지난해 갤럭시S4와 마찬가지로 출시 국가와 각 이동통신사 여건에 따라 다른 부품이 사용될 것"이라며 "국가별로 구체적인 사양이 어떻게 다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5.(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