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에 맞서 서울시 탈환에 도전한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9일 첫 TV 토론회를 통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황식·이혜훈·정몽준 후보는 비전과 정책을 강조하는 한편 후보간 견제에도 집중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경선 과정의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 역시 거론됐다.
김황식 후보는 "40여 년의 국정 경험을 통해 시민 정책을 잘할 수 있고 혹독한 인사청문회를 세 번 거쳤다"며 "다양한 국정경험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워 다 함께 잘 사는 서울, 글로벌 서울을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이혜훈 후보는 "서울시민의 삶을 위해 24시간 발로 뛰고 세금이 아깝지 않을 시장은 저 밖에 없다"며 "젊고 개혁적인 보수가 전직 총리와 7선 의원을 꺾으면 그 자체가 드라마이며 본선에서는 그냥 이긴다"라고 강조했다.
정몽준 후보는 "지금 서울은 지쳐 잠들었다. 인구는 빠져나가고 경제는 침체됐다"며 "삼삼한 서울을 팔팔한 경제로 만들어 잠든 서울을 깨우겠다. 일자리와 복지를 챙기는 일복 터진 시장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세 후보의 주요 공약은 대규모 개발 공약이라는 공통분모를 나타냈다. 김 후보는 '강남·북이 하나 되는 균형 발전론'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비강남의 상업지역을 대폭 확대하고 시청과 강남을 10분대로 잇겠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 역시 투자를 통해 강남과 강북의 차별을 없애겠다고 했다. 또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부지에 벤처·한류 산업 단지로 조성하고 단군이래 최대 사업이라는 용산 사업을 단계별로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도심 재창조'를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세운상가를 철거해 한류 메카를 만들고 복합 행정타운을 조성해 도심의 활력을 불어 넣겠다고 했다.
◇9일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TV 토론회(왼쪽부터) 김황식, 이혜훈, 정몽준 후보 ⓒNews1
토론회 OX 코너에서는 박심 논란이 회자됐다. 박심 마케팅으로 비판받은 김 후보는 "저는 박 대통령과 개인적인 특별한 친분이 없고 정치적으로 친박이라고 할 근거도 없다"면서도 "다만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성공했으면 하고 제가 도움 될 수 있으면 한다"라고 해명했다.
정 후보는 "저희 모두 친박"이라며 "우리나라 국민들이 대통령을 좋아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모두 친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주도권 토론'에서 세 후보는 서로를 향한 견제구를 마음껏 날렸다.
정 후보는 김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최근 합류한 정성진 전 장관의 언론 칼럼을 문제 삼아 "정 전 장관이 이명박 정부를 부패한 정부로 폄하했다"며 "(이명박 정부에서) 감사원장과 총리를 지냈는데 이런 생각을 가진 분을 위원장으로 내세우는 것은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그것이 존경하는 분을 모시지 못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즉각 정 후보가 재벌임을 강조하며 박 시장과의 본선에서 재벌-서민 구도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경고했다.
정 후보는 이 후보에게는 빅딜설의 근거로 제기되는 동작구 이사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 후보는 "연말과 연초에 집을 구하다 보니 계약금을 그때 치르게 됐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박광온 새정치 대변인은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재미, 시민, 정책, 행복이 없는 4무 토론회"라고 질타했다.
박 대변인은 "세 분의 경선 후보들 입에서 시민의 삶이나 행복이라는 단어는 단 한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개발과 해제, 투자 등의 단어는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며 "모르는 사람들이 들었더라면 마치 부동산 개발사업 관계자들의 토론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다"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