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연금관리공단에서 독립시켜 독자적인 투자전문회사로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용하 한국연금학회 회장(순천향대 글로벌경영대학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회장은 "국민연금기금 규모는 현재 430조원가량이지만 곧 500조원이 되고 1000조원으로 늘어날 상황에서 기금운용본부가 독립적 의사 결정을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금운용본부가 국민연금공단 밑에 있어 예산이나 인사권이 공공기관에 준하는 개념의 규제를 받고 있다"며 "기금운용본부장이 기금과 관련해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하지만 1차적으로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보건복지부 국장이나 과장과도 소신껏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는 400조원 이상을 책임지는 기금운용본부에 한계가 있다"며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관련 전문인력을 대폭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금운용본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신성환 홍익대 교수도 "기금운용공사로 분리하면 재정에 대한 중장기적인 고려를 독립적으로 할 수 있다"고 "기금운용에 대한 견제도 다른 기관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나타냈다.
김기남 국민연금 재정과장은 "기금운용체계 개편은 연금 가입자의 요구를 반영해 충분한 공론화 과정과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며 "분리하는 것에 대해서도 판단이 필요하다. 손실에 대해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게 될 수 있고, 수익성에 치우친 의사결정 등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연금학회가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김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