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롤러코스터 탄 美증시..얼마나 더 떨어질까

"매도세 3~6개월은 이어질 것"
"닷컴버블 붕괴와는 본질적으로 달라"

입력 : 2014-04-11 오후 1:45:42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지난 9일(현지시간) 1%대 강세를 보였던 뉴욕증시가 10일 1~3% 급락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바이오·기술주에 대한 매도세가 또 다시 뉴욕증시를 끌어내렸다.
 
월가 전문가들은 최근의 바이오·기술주 매도 흐름이 닷컴버블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당분간은 증시 조정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129.79포인트, 3.10% 하락하며 2년 5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나스닥 바이오테크 인덱스는 5.6% 하락하며 2011년 8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나스닥 지수의 하락에 다우존스지수도 266.96포인트(1.62%) 내렸고, S&P500지수 역시 39.10포인트(2.09%) 하락했다. 시장의 불안감을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도 15% 급등하며 지난 2월3일 이후 최대 변동폭을 나타냈다.
 
전날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저금리 유지 발언이 공개되면서 상승했지만, 중국의 수출이 두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개장전 공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시장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를 하고있다.(사진=로이터통신)
 
전문가들은 금요일 미 증시가 급락 이후 반등 시세를 연출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전반적인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프리 포제스 알리안츠번스타인 선임 바이오테크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는 시장이 지방을 떼어내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근육까지도 잘라내고 있다"며 "바이오테크에 대한 매도세가 최소 3~6개월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찰스슈왑의 매니징디렉터 랜디 프레드릭도 매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프레드릭은 "이번 주가 하락이 건강한 조정이 되긴 힘들 것"이라며 "1848포인트에서 S&P500지수의 지지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무너져버린만큼 하락세가 몇주간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닝시즌을 맞았지만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S&P500에 상장된 기업들의 1분기 순익은 평균 1%, 매출은 2.7%정도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금융업종의 경우 순익이 평균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프레드릭은 "전반적으로 매출은 증가하겠지만 주당순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매출과 순익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기업들의 자사주매입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실적에는 부담이다. 자사주 매입을 늘리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이익이 줄어들고, 이는 주당 순이익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실적 악화로 2분기 부터는 자사주매입이 줄어들 것으로 보임에 따라 증시의 추가상승 여력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증시 조정이 닷컴버블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했다.
 
당시 S&P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9배에 달했지만 지금은 17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S&P500 지수는 지난해 30% 이상 상승하긴 했으나 2012년에는 13%, 2011년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버블 붕괴 직전까지 5년동안 연간 20% 이상의 상승세를 기록했던 2000년대와는 상황이 다르다. 인플레이션율도 당시에는 3.8%였으나 현재는 1%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현재 매도세의 중심에 있는 바이오·기술주의 밸류에이션도 2000년보다 훨씬 낮다. S&P500의 바이오테크 인덱스는 현재 PER 29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보통의 수준인 26배를 웃돌긴 하지만 2000년의 57배에는 훨씬 못미친다. 모건스탠리의 테크놀리지 인덱스의 밸류에이션도 22배로 2000년 65배의 3분의1 수준이다.
 
프레드릭은 "문제는 언제쯤 바이오테크주가 너무 비싸지느냐는 것인데 지금은 조금 비싼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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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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