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서경배 회장이 직접 대화에 나서 피해보상금 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근거를 제시해라."
대리점 부당 회수에 대한 피해 보상을 두고 아모레퍼시픽과 갈등을 빚고 있는 피해대리점협의회가 서 회장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장기전으로 정벙들자 최고 책임자가 직접 나서 사태 해결을 매듭 지으라는 것이다.
◇피해대리점협의회는 서울 청계천로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서경배 회장이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사진=김수경기자)
11일 피해대리점협의회는 회사 측에 서 회장과 직접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할 경우, 회장실 강제 진입 시도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피력했다.
이에대해 아모레로부터 일주일 간 시간을 달라는 공식 답변이 나온 상태다.
아모레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면담요청이 들어와 아직 회장에게 전달 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협의회 측의 면담제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대한 구체적인 회사 측의 대응방안도 마련한 이후 다음주에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협의회는 사측이 그동안 수 차례 시간끌기식으로 일관한 만큼 이번 역시 시간을 벌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일주일 후에도 명확한 사유 없이 면담을 거절할 경우 더욱 강도 높은 항의를 이어 가겠다는 방침이다.
오광석 피해대리점협의회 대표는 "회사 측에서 서 회장에게 면담요청 사실을 정식으로 보고하고 면담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거친 후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답변이 왔다"며 "하지만 상황을 일시적으로 모면하기 위한 수단에 그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만큼 향후 회사 측 대응에 대한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정하고 이에따른 대응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 보상액을 두고 양측의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탓에 협상이 결렬되면서 협의회는 지난달부터 집회를 재개한 상태다.
하지만 회사측에서 보상금액에 대한 조정 의지를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집회 마저 제지하고 나서자 협의회 측 역시 사생결단의 각오로 나서는 분위기다.
오 대표는 "일주일 후 정당한 사유 없이 면담 불가 입장을 통보할 경우 우리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라며 "단체 삭발식을 진행한 이후 회장실에 강제 진입하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작년 10월 국감에 증인으로 불려 나간 손영철 전 사장은 불공정행위를 시인하고 피해보상을 약속했지만 그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33명으로 이뤄진 피해대리점협의회는 5년간 대리점 수익과 위자료를 합산해 1인당 10억원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협의회 전체에 최대 20억원까지 보상하겠다고 통보한 이후 양측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협의회는 협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오는 6월 국감에 서경배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