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나영명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실장이 국내 의료계 양극화 현상을 주도 하고 있는 소위 '빅5' 병원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대형병원들의 무분별한 투자 경쟁이 의료 서비스 집중화 현상을 초래해 지역 간 의료 서비스 불균형, 중소·지역 병원의 도태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그랜드 스테이션에서 <뉴스토마토> 주최로 열린 의료개혁 대토론회에서 나영명 정책실장은 "보건의료제도가 왜곡되고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대형병원들이 경쟁 구도 속에 과잉 공급을 초래하고 있고 왜곡된 진료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나영명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실장.(사진=뉴스토마토)
나 실장은 국내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문제점으로 의료 기관 차원의 문제를 짚으며 소위 빅5로 불리는 대형 병원들 간 자본 경쟁을 비판했다. "빅4, 빅5 병원 중심으로 고급화, 대형화 경쟁을 엄청나게 벌이고 있다"며 "대학병원, 중소병원도 이들을 따라잡기에 나섰고 어떤 병원은 도태되기도 한다. 쏠림 현상도 심화돼 수도권 대형 병원에만 환자가 집중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형병원의 경우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정작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됐다. 나 실장은 "(대형병원이 벌어들인) 수익 자체가 제2 병원, 시설장비 확충 등으로 투자되고 실제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의료서비스의 질은 제대로 개선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수도권 집중현상 등 지역 간 의료서비스 불균형 현상도 문제다. 나 실장은 "간호사 인력이 대형병원으로 집중되다보니 중소, 지역 병원은 간호사 자체를 구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한다"며 "현재 간호사 이직률이 24% 수준, 즉 4년 지나면 병원에 근무하는 모든 간호사들이 바뀌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강보험 수가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국민들의 민간보험에 들어가는 돈을 건강보험료로 돌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강보험법에 의하면 전체 건강보험 재정의 20%를 일반 재정에서 부담하게 돼 있지만 정부가 부담하고 있는 금액은 16~17%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가 부담하고 있지 않은 건강보험 재정의 4%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