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도 1등 따라가네"..증권사 인력감축 '도미노'

삼성증권 이어 하나대투·대신證 '희망퇴직' 잇따라
금융당국 "한계 증권사 '시장의 힘'으로 구조조정 촉진"

입력 : 2014-04-17 오전 10:20:20
◇지난해 하반기부터 산발적으로 시행되던 증권사의 구조조정이 올해 2차로 단행되고 있다. 업계 1위 삼성증권에 이어 증권사들의 희망퇴직이 잇따르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증권사 2차 구조조정이 예상대로 줄줄이 단행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삼성증권(016360)이 지난 11일 3년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한다고 밝힌 후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003540) 등이 잇따라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조조정 바람은 최근 여의도를 매섭게 휘감고 있다. 
 
이날 대신증권은 상반기 안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본사와 77개 영업점 직원을 대상으로 정책설명회를 열고 희망퇴직의 조건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같은 희망퇴직 시행은 대신증권 노동조합도 알지 못했던 사실로 많은 직원들은 적잖이 당황하는 기색이다.
 
대신증권 한 지점 직원은 "어제 지점장들이 설명회를 듣고 오더니 바로 이어서 오늘 오후에 직원들에게 전달한다고 하더라"며 "희망퇴직 시행은 이해하지만, 내용이 빠져있어 결국 조건에 따라 직원들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노조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 시행은 회사에서 결정한 내용으로 노조 측에서 제안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대신증권의 희망퇴직은 창사 이래 처음 시행되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1962년 창사 후 처음으로 지난 1월 노조가 탄생하는 등 업황침체의 여파로 생긴 내홍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루 앞서 하나대투증권도 부부장 이상 3년이상 근속 직원과 차장 이하 7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신청은 오는 24일까지 받아 이달 내 속전속결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NH농협금융지주에 인수된 우리투자증권(005940)도 희망퇴직 형식의 구조조정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규모는 10% 내외에서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증권(016360)은 앞서 근속 3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부터 신청을 받아 이달 중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원 6명을 감축하고, 임원들의 경비도 35% 줄이는 등 대형 증권사로서는 올 들어 처음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증권의 구조조정설이 돌 때부터 (구조조정이) 단행된다면 업계가 도미노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몸집을 줄여 인건비를 줄이는 게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증권사를 대상으로 자진 퇴출을 유도하고 있어 업계의 구조조정은 확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초 국회 업무보고에서 "한계 증권회사처럼 경쟁력이 없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자진퇴출을 유도하는 등 '시장의 힘'에 의한 구조조정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사들의 크게 악화된 실적은 피할 수 없는 구조조정의 빌미가 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4~12월) 국내 62개 증권사는 109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업계의 침체 상황을 그대로 드러냈다. 증권사들이 순손실을 기록한 건 2002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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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