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低低'..외형 확대보다 시급

입력 : 2014-04-18 오후 3:26:35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서비스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서비스업은 연간 부가가치 창출액의 57% 점유할 만큼 경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이다. 이는 곧 국가 총 생산성과도 직결된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도 연일 서비스업 육성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절대적으로 낮다. 제조업의 노동생산성과 비교해서는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미국·일본·독일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이 낮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협소한 시장 규모에서부터 중간재 투입에 의존하고 있는 생산 구조, 저생산성으로 몰리는 노동력 등이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을 낮게 만들었다.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 개선 없이는 서비스업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 시장 및 산업 규모 확대에만 치중해 있는 정부의 서비스업 육성 대책이 노동생산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低低'..제조업·선진국과 격차 확대
 
18일 현대경제연구원의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현황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보면, 서비스업은 2012년 기준 부가가치가 약 585조원으로 총 부가가치 창출액의 57.3%를 점유하는 경제적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우리나라도 일반적으로 경제 구조가 고도화될수록 국내총생산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경제의 서비스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보면 서비스업은 발전 속도와 대조적으로 걸음마 수준이다.
 
제조업과 비교하면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노동생산성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2013년 현재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1만6558원(2005년 불변가격 기준)으로 제조업(3만5161원)의 47.3% 수준에 불과하다.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그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2009년 기준 한국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약 13.3달러로 3개국 평균치인 55.3달러의 24%에 불과하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점에서도 선진국 수준을 하회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현 주소다.
 
(제공=현대경제연구원)
 
◇시장·생산 구조 등 곳곳이 '걸림돌'
 
이처럼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이 취약한 데는 우선 '시장 규모'를 꼽을 수 있다. 내수시장의 협소성과 외수시장의 낮은 시장점유율로 서비스업이 부가가치 창출력이 제약되고 있다.
 
한국의 서비스 내수시장 규모는 총 내수시장의 36.8%인 1조 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의 서비스 내수시장은 18조9000억 달러로 총 내수시장의 68.9%를 점유하며 독일은 6조4000억 달러(총 내수시장의 56.9%), 일본은 3조7000억 달러(총 내수시장의 56.8%)로 한국을 상회한다.
 
(제공=현대경제연구원)
 
생산 구조도 문제다. 서비스업 생산 과정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보다 중간재 투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투입되는 중간재의 국산화율 또한 저조하다.
 
또 서비스업 고용흡수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노동력 유입이 지속되고 있고, 유입된 노동력은 저생산성 서비스업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도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서비스업의 낮은 자본 장비율과 연구개발(R&D) 투자도 노동생산성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비스업이 타 산업 생산에 활용되는 경우가 낮고,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생산 연관 구조가 취약한 점도 서비스업의 낮은 노동생산성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 서비스업 대책, 외형 확대에만 치중하면 안 돼"
 
전문가들은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 내수시장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서비스업 해외 시장 진출을 꼽는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서비스업 수요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의 내수시장에만 의존하는 전략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서비스업의 지속적인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 과거 제조업의 성공 사례와 마찬가지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선임연구원은 "서비스 수출에 대한 무역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서비스업의 해외 마케팅 지원을 위해서 운영 중인 수출 인큐베이터 정책의 홍보 및 활용도를 높이는 등 서비스업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서비스업 생산과정에서 중간재 투입에 의존하는 비율을 낮추고 국산화율을 높여 산업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서비스업 생산 과정에서 중간재로 투입되는 기계 및 운송 설비의 기술 개발 노력을 지속하고 선진 기술 및 노하우 등을 체화한 서비스 전문가를 육성해 서비스업 중간재의 국산화율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의 서비스업 대책 역시 규모 확대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백다미 선임연구원은 "정부의 정책추진 방향은 서비스업의 외형적 시장 및 산업 규모 확대에 치중돼 있는 반면 산업 경쟁력의 핵심인 생산성 향상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노동력 추가 투입만으로 생산성 증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서비스업 투자유치를 위해 세제 혜택, 자금 지원 등 산업별 맞춤형 투자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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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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