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질도 '프리미엄'..불붙은 오디오 시장

입력 : 2014-04-21 오후 4:22:41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이어폰과 헤드폰 시장도 프리미엄 경쟁으로 뜨겁게 치닫고 있다. 해외 오디오 명가(名家)들이 가세하면서 격전지로 변했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 오디오 코덱의 발전과 함께 고음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높아지면서 해외 오디오 전문사들의 국내 프리미엄 이어폰·헤드폰 시장 장악을 위한 움직임이 한층 빨라졌다.
 
독일 시장조사 전문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어폰·헤드폰 시장 규모는 1100억원으로, 지난 2010년 750억원 규모에서 46%가량 증가했다. 프리미엄 제품군의 경우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적 시장 성장세에 주목하면서 아시아 이어폰·헤드폰 시장 규모 2위인 한국 시장을 노리고 해외 제조사들이 앞다퉈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40만원대 이어폰부터 200만원에 달하는 헤드폰 등 높은 가격대에도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 AV 가전업체 JVC는 지난 18일 세계 최초로 나무 진동판을 적용해 고해상도의 음질을 구현한 프리미엄 우드 시리즈 이어폰 3종을 내놨다. JVC는 20만원대에서 40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연간 국내 판매량 1000대 이상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덴마크 사운드 전문기업 자브라도 지난 1일 ‘2014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헤드폰 디자인·엔지니어링 부문 어워드를 수상한 16만원대 무선 이어폰 ‘록스 와이어리스’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이밖에도 필립스와 이탈리아 명품 액세서리로 유명한 토니노 람보르기니가 각각 지난 1일과 16일 프리미엄 헤드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등 연달아 프리미엄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 국내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해외 업체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독일의 젠하이저는 지난 1일 올 상반기 전후로 한국법인을 공식 설립하고 마케팅 투자를 확대해 두 자릿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직영 고객센터를 개설하고, 지난달 27일 서울 소재 클럽에서 신제품 DJ 헤드폰 라인업의 대대적인 출시행사를 진행하는 등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 다지기에 나섰다.
 
특히 아이폰용 헤드폰을 주로 생산해 오던 기조에서 탈피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전용 헤드폰 제품군을 선보인 점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가 절대 다수인 한국 시장의 중요도를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오랜 시간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해외 유명 음향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앞 다퉈 진출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태블릿PC용 프리미엄 헤드폰 라인업인 ‘900’ 시리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프리미엄 이어폰·헤드폰 시장은 격전장으로 변모했다.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헤드폰을 비롯한 모바일 액세서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국내 프리미엄 이어폰·헤드폰 시장은 글로벌 시장의 축소판이 된다.
 
현재 국내 프리미엄 이어폰·헤드폰 시장은 해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으로, 국내에만 100여개의 해외 브랜드가 들어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어폰·헤드폰의 프리미엄 제품군은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가 요구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편으로,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10% 미만에 불과하다”며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해외 업체들의 국내시장 장악을 위한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프리미엄 이어폰·헤드폰 시장에 해외 업체들의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JVC '프리미엄 우드 시리즈', 자브라 '록스 와이어리스', 토니노 람보르기니 '퀀텀', 필립스 '피델리오 M1BT'(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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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