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FTA 블록전쟁..경제 영토 확장 열풍

입력 : 2014-04-21 오후 6:48:43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앵커: 최근 경제블록 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아시아, 중남미 등 지역들이 자유무역합정, 즉 FTA를 동시 다발적으로 체결하고 있는데요.
 
글로벌 경제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각국의 전략과 전술, 세계 경제블록 간의 대립 현황을 짚어봤습니다. 자세한 내용 국제부 윤석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 윤 기자, 올 해 들어 각국들이 FTA 체결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유럽과 러시아는 그 중간에 있는 동유럽 국가들과 경제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요. 먼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 양측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정정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유럽과 러시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가 전략적 요충지인데다 동유럽 거대 시장이라 그렇습니다. 유럽이 러시아의 견제에도 우크라이나와의 FTA를 맺으려는 이유도 바로 그때문인데요.
 
유럽연합은 최근 우크라이나와 정치분야 협력협정을 체결하고 오는 11월까지 FTA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또 러시아 대신 유럽을 택한 우크라이나 경제를 살리기 위해 110억유로를 지원하기로 했고요.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또 다른 동부 유럽 국가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달 우즈베키스탄과 자유무역지대 가입 협정을 비준했고, 타지키스탄 이주노동자가 발급받는 노동 허가증의 기한을 3년이나 연장해 주기로 했습니다.
 
앵커: 동유럽 경제영토를 둘러싼 유럽과 러시아의 경쟁이 치열하군요.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미국이 태평양을 아우르는 경제 공동체를 만들어 중국은 견제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은 아시아 시장 우선 정책으로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아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바로 잠재적 실익 때문인데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동아시아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 23.7%에서 2011년 28.4%로 늘었습니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재선에 성공하면서 아시아 중시정책을 선포했습니다. 아울러 미국과 아시아 경제를 하나로 잇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TPP로 불리는 이 협정에는 아태경제협력체와 일본, 캐나다, 멕시코 등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특히, 미국은 경제 강국인 일본과의 FTA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위해 오는 24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중국은 TPP에 대비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CEP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금까지 총 4차례의 RCEP 협상을 진행했는데요. 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총 16개국이 관세장벽 철폐를 목표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처럼 아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잠재 가치가 높은데다 국가 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 그렇군요. 브라질과 멕시코 등 신흥국가들이 몰려있는 중남미에서도 두 경제 공동체가 맞부딪쳤다고요. 중남미 사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남미공동시장과 태평양동맹이 중남미 시장을 두고 경제영토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요즘 떠오르고 있는 경제연합은 태평양동맹인데요. 동시 다발적인 FTA를 체결하고 외부 투자를 끌어오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동맹에 참여 중인 국가는 멕시코, 페루, 칠레, 콜롬비아 등 4개 국가인데요. 태평양동맹이 지금까지 FTA를 체결한 국가는 50개국이 넘습니다.
 
그동안 남미공동시장이 이스라엘, 이집트, 팔레스타인 등 3곳과 FTA를 맺는 데 그친 것과 대조됩니다. 태평양동맹은 통상분야에 그치지 않고 금융 시장까지 통합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칠레, 콜롬비아, 페루는 MILA란 공동주식시장을 추진 중인데요. 멕시코가지 MILA 증시에 합류하면 자본규모는 10조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반대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베네수엘라로 구성된 남미공동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역내 정치 이슈에 빠진 나머지 본연의 목적을 망각하고 경제 부문을 등한시 여기는 우를 범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와서야 남미공동시장은 유럽연합과 FTA 협상을 추진하는 등 시장의 자유도를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과 유럽연합 등 선진국들이 서로 간에 FTA를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협상 진행 상황과 그 의미에 대해 짚어주시죠.
 
기자 : 네. 경기침체 불안감을 털어낸 선진국들이 최근 들어 비슷한 규모의 국가들과의 FTA 협상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넓은 시장을 확보할 수 있고 많은 수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은 TPP를 성사시키기 위해 일본과의 FTA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이 성역으로 여겨지는 쌀, 밀, 설탕, 육류, 유제품의 수입 관세를 미국의 요구대로 낮출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협상이 양측의 협상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RCEP 협상을 진행하면서 호주와의 FTA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데요.
 
중국은 투자와 고용을 연동시키는 내용을 이 FTA 협정문에 넣으려고 합니다. 중국 위안화가 투입되는 호주 현지 사업에 중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지요.
 
이에 호주는 중국의 자금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민법을 고쳐야 하는 일이라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일본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연합과도 FTA 협상을 진행 중인데요. 이 FTA 협상에서도 양측은 농축산 부문 관세를 놓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연합이 FTA 협상을 통해 규정을 통일하고 환경기준까지 도출하면 양대 경제권에 제품을 수출하려는 다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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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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