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항소심의 선고 공판이 오는 25일로 예정된 가운데 검찰이 "이메일에서 새로운 증거를 발견해 추가 변론기일이 필요하다"며 재판부에 변론재개를 신청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지난 18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유우성(34)씨의 항소심 재판을 담당하는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흥준)에 변론재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가 지난 2006년 9월 서울동부지검에서 밀입북 혐의를 조사를 받던 시기에 자신의 계정으로 '중국으로 노트북을 보냈다'는 내용과 노트북 제원 관련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낸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같은 사실을 현재 유씨에 대한 별도의 고발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두봉)가 최근 유씨의 이메일을 압수수색해 살펴보는 과정에서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은 해당 이메일이 간첩사건 기소 이후에 진행된 다른 사건의 압수물이기 때문에 법원의 직권으로 이메일 업체를 압수수색하거나 형사2부를 압수수색해서 해당 메일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씨는 당시 검찰조사에서 '보위부가 북한출입 등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노트북을 요구해 외당숙을 통해 보내줬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유씨는 간첩사건 이후 "북한을 다녀온 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조사받을 때 탈북자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외삼촌 국씨와 짜고 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며 1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검찰은 유씨가 2006년 8월 중국 옌지에 보낸 2.169kg의 물품이 유씨가 주장하는 화장품 등 선물이 아니라 이보다 더 무거운 '중고 도시바 노트북'에서 베터리를 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검찰은 지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유씨가 당시 중국 옌지로 보낸 국제특급우편(EMS) 송달증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이는 1심때 이미 제출됐던 증거로, 당시 재판부는 유씨가 화장품 등의 선물을 보냈다는 진술을 인정하고 접수대장만으로는 우편물의 내용을 알 수 없다며 유씨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새로운 증거를 발견한 이상 검찰로서는 끝까지 혐의를 밝혀내려는 노력으로 봐달라"고 변론재개 취지를 설명했지만 변호인측은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유씨의 변호인단이 지난 결심공판에서 여동생의 진술조사에 증거능력 자체가 없다고 주장한 것을 따져보기 위해서도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의 재판 연기 신청은 유씨에 대해 사기혐의를 적용하기 위한 공소장 변경을 이유로 결심공판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두 번째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25일 10시30분에 선고공판을 열 계획이다. 변론재개 신청을 받아들여 재판을 연기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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