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비자발적 은퇴가 증가하면서, 만 50세 이상 64세 사이의 중고령자 10명 중 3명은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령자 중 상당수는 주된 직장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노동시장에 남아 고용과 실업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2일 '은퇴전환기 중고령자 특성과 삶의 만족변화'란 제목의 이슈앤포커스를 통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만 50~64세 사이의 중고령자 1474명을 대상으로 2008년과 2012년도의 경제·건강상태·삶의만족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강은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장기요양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기업에서 평균 정년 퇴직연령은 약 54.1세, 실질 은퇴연령은 71세"라며 "50대 초중반에 생애 주직장에서 은퇴해 70세 전후까지 어떤 형태로든 근로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08년 기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중고령자의 고용형태는 자영업(31.1%)과 상용직(21.0%)이 전체의 절반 가량 차지했다.
50~54세 인구집단의 상용직 비율은 26.4%이나 60~64세 인구집단은 13.1%로 절반에 불과했다. 임시직과 일용직, 고용주 비중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54세 인구집단의 자영업과 무급가족종사자 비율은 각각 25.5%와 12.4%이지만, 60~64세 인구집단에서는 40.1%와 18.5%로 증가했다.
2008년 기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중고령자의 5년 후 경제활동 참여형태를 분석한 결과 약 16%는 미취업상태(실업자 및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돼 전체적인 경제활동인구는 감소했다.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상용직 비율이 21.0%에서 14.2%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임시직은 16.2%에서 17.3%로 소폭 증가했다.
은퇴전환기 중고령자의 약 57%는 동일한 고용형태를 유지했지만, 나머지 43% 정도는 종사상의 지위가 변경된 이직이나 퇴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근로 중고령자의 월평균 소득과 지출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08년보다 2012년의 소득과 지출 모두 증가했는데 소득보다 지출의 증가폭이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상소득은 2008년 338만원에서 376만원으로 늘었고, 가처분소득은 같은기간 314만원에서 349만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생활비 총 지출액은 같은 기간 284만원에서 330만원으로 뛰었다.
강 부연구위원은 "노년기 진입 이전에 직장에서 퇴직하는 인구집단에 대한 우선적 지원이 요구된다"며 "재취업이나 창업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퇴직과 구직과정에 겪게 되는 심리정서적인 스트레스나 가족관계 변화 등을 완화할 수 있는 종합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애주직장에서의 퇴직과 노년기에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상실로부터 안정적이고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노후설계서비스의 활성화가 요구된다"며 "중년기 이전부터 인생 이모작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와 기간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