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원주동부 김영만 감독 "끈끈한 수비가 우선"

입력 : 2014-04-24 오후 4:33:22
[원주=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원주 동부의 각오가 남다르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신임 김영만(42) 감독이 "끈끈한 수비"를 내걸었다.
 
김 감독은 지난 2월1일 시즌 도중 코치에서 감독대행이 됐다. 그는 급한 대로 남은 14경기를 추스르는데 힘썼다. 이후 지난 8일 정식 감독으로 임명됐다. 2010년부터 동부 코치를 지낸 이후 4년 만이다.
 
◇원주 동부의 지휘봉을 잡은 김영만 감독. (사진=임정혁 기자)
 
농구대잔치 시절 김영만 감독은 '사마귀 슈터'로 불렸다. 기아자동차에서 뛰던 김 감독은 정확한 슛과 함께 뛰어난 수비 능력을 선보였다.
 
프로 출범 이후 김영만 감독은 기아, SK, LG, 동부, KCC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2007년 은퇴 이후 감독이 된 그는 자신의 장점을 동부에 불어넣으려 하고 있다.
 
2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만난 김영만 감독은 "계단 하나하나 올라가는 심정으로 끈끈한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영만 감독과 일문일답.
 
-최근 필리핀과 미국을 다녀왔다고 들었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맞다. 엊그제 돌아와서 시차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외국인선수를 보러 갔는데 마침 일정이 맞아서 두 군데를 다 돌아봤다. 조금 벅차긴 했다. 그래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단 생각이 강했다. 비디오로 보면 아무래도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어떤 부분을 집중 해서 봤나.
 
▲아무래도 포스트(골밑) 위주로 살펴봤다. 우리 팀에 와서 잘 녹아들 수 있는 선수를 기준으로 삼았다. 아직 후보군을 뽑을 정도는 아니다. 다만 이미 봐둔 선수가 나중에 드래프트에 나오면 잘 알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확인하러 갔다.
 
-두 시즌 연속 감독대행을 지냈다. 감독직을 맡으니 소감이 어떤가.
 
▲코치 때와는 책임감부터 벌써 다르다. 감독대행은 팀을 마무리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지금은 비시즌부터 선수구성까지 다 준비해야 한다. 어깨가 무겁다. 솔직히 어떤 때는 걱정이 많이 돼서 잠이 잘 안 오더라. 아마 이상민(삼성) 감독도 나랑 마음이 같을 것이다.
 
-코치진 구성은 어떤 계획을 하고 있나.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달 안에 결정 날 것 같다. 크게 바뀌는 건 없을 것이라 본다.
 
-요즘 훈련 상황이나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나.
 
▲지금 훈련은 계속 하고 있다. 오늘도 오후 3시30분부터 한다. 6월에는 태백으로 가서 체력 훈련을 할 예정이다.
 
-이승준이나 김주성 등 선수들 몸 상태는 올라오고 있나.
 
▲김주성 윤호영 모두 재활 중이다. 이승준도 괜찮아지고 있다. 이승준은 지금 미국에 있는데 회복이 빠르다고 하더라. 윤호영은 발가락 골절됐던 게 많이 좋아졌다.
 
-지난 시즌 동부가 부진했는데 부담이 많이 되겠다.
 
▲2년 동안 바닥을 찍었다. 동부가 옛날 모습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우승이나 그런 것보다는 팀을 좀 단단하고 끈끈하게 만드는 게 우선이다.
 
-끈끈함이란 뭐가 있을까.
 
▲끈끈함은 결국 수비다. 팀 수비를 잘해야 한다. 우리 팀이 원래 전통적으로 공격팀이 아니었다. 김주성이나 윤호영 등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선수들이 주축이다. 팀 구성상 수비가 돼야 팀이 단단해질 수 있다. 성적이 좋은 다른 팀들 보면 다 수비가 좋다. 수비를 강조하는 이유다.
 
-그럼 동부가 자랑했던 3-2 드롭존(지역수비)을 다시 볼 수 있는 것인가.
 
▲그것도 있지만 다른 것도 있다. 종류에 따라 여러가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맨투맨도 마찬가지다. 비시즌에 많은 준비를 하려 한다. 기본적으로는 드롭존이라 하는데 그 안에서도 변화가 많다. 여러 종류가 나올 것이라 본다.
 
-수비를 강하게 하려면 어떤 것들이 첫 단계일까.
 
▲선수들에게 수비 기본기를 좀 가르쳐야 할 것 같다. 특히 체력이 우선이다. 체력이 기본적으로 돼야 모든 것이 된다. 하나하나 조금씩 잡아서 강조할 생각이다.
 
-역시 동부하면 김주성을 빼놓을 수 없다. 일부에서는 "김주성의 팀"이라고도 하는데.
 
▲이제는 "누구의 팀" 이런 걸 벗어나야 한다. 김주성도 이제 나이가 있어 40분 다 뛸 체력이 안 된다. 그걸 좀 탈피해야 할 것 같다. 신구조화가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리빌딩이 되는 그런 조화가 있어야 한다.
 
-신구 조화를 위해 끌어올리고 싶다고 생각한 선수가 있나.
 
▲두경민의 잠재력을 작년에 좀 발견했다. 박병우도 조금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또 선수들 모두에게 많은 기회를 주려 한다. 제가 해야 할 부분이 그런 것이다. 연습게임을 많이 하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할 것이다. 선수들 출전 시간 배분도 중요하다.
 
-두경민을 언급하셨는데 그럼 그 선수의 수비력은 어떻게 보고 있나.
 
▲많이 배워야 한다. 좋아 보이지만 팀에 맞는 조직적인 수비 연습을 해야 한다. 대학 때는 빠른 발로 수비를 했겠지만 작년에는 팀 수비가 조금 안 되더라. 비시즌 연습 없이 지난 시즌 곧장 뛰었기 때문에 그렇다. 이번에는 팀 연습을 좀 많이 해서 손발을 맞춰야 한다. 공격도 마찬가지다.
 
◇동부 지휘봉을 잡은 김영만 감독은 '솔선수범' 리더십을 바탕으로 "끈끈한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사진=KBL)
 
-드래프트 확률이 바뀌어서 신인 지명권은 조금 아쉽겠다.
 
▲아무래도 그렇다. 그래서 대학에서 금방 올라오는 선수들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운이 좋으면 좋은 선수를 뽑을 것이다. 보고 있는 선수들은 많다. 구체적으로 어느 선수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그럼 기존 있는 선수들 얘기를 해보자. 이광재와 박지현이 FA(자유계약) 신분인데.
 
▲(웃음) 당연히 다 잡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포인트가드에 대한 고민은 어떤가. 박지현 선수가 나가면 조금 뻑뻑했는데.
 
▲맞다. 그 부분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안재욱 선수가 있다. 군에서 지난 시즌에 돌아왔기 때문에 좀 더 연습이 필요하다고 본다.
 
-FA시장에서 좋은 선수 데려오면 되지 않을까.
 
▲(웃음) 그게 쉽지는 않다. 샐러리캡(연봉상한제)도 있고 여러 문제가 있지 않나. 보상 선수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역시나 선수구성이 제일 큰 고민이다. 윤호영이나 안재욱은 군에 다녀와서 아직 체력적으로 준비가 필요하다.
 
-요즘 '형님 리더십' '소통 리더십' 등 다양한 리더십이 등장하고 있다. 본인의 리더십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
 
▲솔선수범이라 할 수 있다. 말보다는 내가 직접 행동을 하면서 선수들이 따르게 해야 리더라 생각한다.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 한다. 일단은 선수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따라오라고 말로 해서 따라오지 않는다. 행동이 중요하다. 다행히 기존에 선수들과 같이 생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어려워하는 것 같지는 않다.
 
-부담되겠지만 다가올 시즌 목표를 말해 달라.
 
▲(웃음) 무척 부담된다. 우선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 그 이후에 계획을 세울 것이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끈끈한 팀을 만들고 싶다. 계단 하나하나를 올라가야 한다. 한 번에 올라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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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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