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내비게이션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생존 전략으로 다양한 부가기능 서비스를 선보이며 부진 탈출에 애쓰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올 초 '향후 5년 이내 사라질 5가지 제품' 중 하나로 내비게이션을 꼽았다. 스마트폰이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대체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 추산 결과 내비게이션 시장은 지난 2008년 160만대의 판매고를 올린 이후 내리막길에 접어들어 지난해에는 100만대 판매에 그쳤다.
시장 1위인
팅크웨어(084730)의 실적 추이만 봐도 내비게이션 시장의 부진이 입증된다. 무려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팅크웨어는 지난 2009년부터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9년 매출액 2293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1774억원으로 떨어졌다. 2009년 대비로는 22.07% 감소한 수치며, 연평균 6%씩 줄었다.
이는 휴대폰에 위성항법장치(GPS)가 탑재되고, 스마트폰으로 지도 검색이 가능해지면서 내비게이션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고 있는 까닭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SK플래닛의 티맵,
KT(030200)의 올레 내비,
LG유플러스(032640)의 유플러스 내비 등 통신사들과 함께 '김기사' 등 일반 업체들도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는 탓에 설 자리를 잃었다.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해 10~11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세 이상 운전자 중 절반인 49%는 '지난 한 달 내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상반기 40%에서 반년 만에 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상반기에는 내비게이션 앱이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역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는 스마트폰 앱을 출시하는가 하면, 음성인식 기능 강화, 시야 확보를 위한 어라운드뷰 기술 등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팅크웨어는 지난해 9월 '아이나비 LTE-AIR for Kakao' 앱을 출시하면서 경로 안내, 주변정보 검색, 그룹 주행 등 사용자 위치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목적지 주변에서 티몬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상점의 정보를 제공 중이다. 이달 2일에는 가족안심 서비스 기능도 추가했다.
현대엠엔소프트도 다음달 '맵피 위드'로 앱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다음(035720)과 위치기반 서비스 사업제휴 협약을 맺고, 고해상도 로드뷰 기능과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LTE-AIR for Kakao'. (사진=팅크웨어)
사용자와 대화로 길을 찾는 음성인식 기능도 강화되는 추세다.
파인디지털(038950)은 올해 기존 200만단어를 인식하던 기술에서 대화형으로 300만단어까지 인식할 수 있는 'FineSRTM 11.0' 기술을 선보였다. 소음이 발생하는 자동차 환경에서 사람의 목소리만 증폭하도록 개발됐으며, 블랙박스와 연동하면 운전 중 차선 이탈 시 경보음이 울린다.
미동전자통신(161570)의 음성인식 기능은 LCD 화면의 전원 작동, 강제저장 기능, 전후방 카메라 간의 화면 전환, 설정메뉴 선택과 볼륨 조절 등 대부분 기능을 운전자의 음성인식을 통해 작동시킬 수 있다.
이밖에도 운전자의 시야를 넓히기 위한 편의사양도 도입되고 있다. 파인디지털의 '4D 어라운드뷰' 기술은 후방에 장착된 1개 카메라가 차량 주변 환경을 3차원 영상처럼 재가공해 준다. 이는 운전자가 주변을 반복적으로 살피지 않고도 쉽게 주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기술이 상향 평준화돼 1차적 기술 경쟁은 끝이 난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인공지능 등 내비게이션의 부가적인 기술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