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세월호 침몰 당시 선원들이 탈출대기를 하는 동안 “배 안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을 밖에서 듣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선실 내에서도 선내 전화기 0번을 누르고 선내방송이 가능했지만 생존선원 15명 중 누구도 탈출하라는 방송을 한 사람이 없었다.
2일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성윤 목포지청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탈출방송이 가능한 곳은 당초 알려진 조타실과 식당 내 안내데스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선실 침실 머리맡에 있는 선내전화기 수화기를 들고 0번을 누르면 선내 방송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아무도 안내 내지 경고방송을 하지 않고 침몰한다는 사실을 자기들만 공유하고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더러는 그 사이 선실로 돌아가 근무복을 평상복으로 갈아입거나 미처 챙겨입지 못한 옷을 마저 입고 기다리는 등 여유를 부렸으나 선실에 있는 전화기로 경고조치를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최초로 탈출된 기관실 선원들이 모여 구조를 기다린 시각은 오전 9시10분이다. 이후 40분쯤 구조되기 시작했으니 30분의 시간이 있었다. 옷을 챙겨입고 구조되기 쉬운 장소로 선원들이 이동하는 동안에 배는 기울고 선 내에는 물이 빠른 속도로 들어왔다.
선원들 중 일부는 수사관들이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를 추궁하자 “경황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청해진해운측도 마찬가지였다. 청해진해운측은 휴대전화 등으로 세월호 침몰사실을 보고받고 사태확인차 선원들과 여러차례 전화를 했지만 승객들의 구조에 대해 묻거나 지시한 사람은 없었다.
합수부 관계자는 “당시 통화내용을 관련자 진술 등으로 확인한 결과 탑승객의 안전이나 구조에 대해 대화를 나눈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