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 기자] 검찰이 세월호 선원으로부터 침몰 당시 구명벌(구명뗏목) 작동을 시도했으나 미끄러워질 것 같아 그만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 중이다.
5일 검찰에 따르면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성윤 목포지청장)은 구명벌 작동과 세월호 내 발라스트(평행수) 문제 등 세월호 안전설비 실태 전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세월호 선원들은 퇴선 유도 조치를 하지도 않고 구명벌을 펼 시도도 안했다”라면서 “구명벌 작동을 위해 발을 구명벌에 댔다가 미끄러워질 것 같아 다시 발을 거둬들였다는 한 선원의 진술이 구명벌 작동과 관련한 유일한 시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수부는 세월호 선원들이 구조함과 민간선박들이 구조를 위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퇴선 조치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무전기와 선원실 내부에 퇴선 조치를 위한 방송장치가 구비되어 있었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대피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부는 또 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채워놓아야 하는 평형수가 세월호 침몰 당시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평형수 관리는 보통 배의 1등항해사가 맡는다. 합수부는 1등항해사 강모씨를 조사한 결과 침몰 당시 화물을 더 싣기 위해 평형수를 덜 채워놓은 사실을 확인했다.
세월호 복원성 계산서에 따르면 세월호에 총 1770톤 가량의 화물을 적재할 경우 1565.8톤의 평형수를 채워 넣어야 한다.
하지만 당시 강씨는 세월호에 580톤 가량의 평형수만 채워놓았고, 평소보다 많은 화물이 적재된 까닭에 가라앉은 선미를 띄우기 위해 선수 쪽에 평형수를 채워놓았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부는 강씨 진술 등을 바탕으로 평형수 관리 등 세월호 안전문제 전반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