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세월호가 출항 전 작성해 해운조합에 제출한 ‘출항 전 여객선 안전점검 보고서’가 모두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성윤 목포지청장)에 따르면, 세월호가 사고 전날 인천을 떠나기 전인 지난달 15일 오후 6시30분에 작성해 제출한 ‘출항 전 여객선 안전점검 보고서’에는 탑승객 일반화물 고박상태와 화물적재상태, 구명설비상태가 모두 ‘양호’로 체크되어 있었다.
또 안전점검자가 이준석 선장(69·구속)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점검은 3등 항해사인 박모씨(26·여·구속)가 작성한 뒤 서명과 스탬프를 찍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컨테이너 적재량이 처음에는 'NO'라고 표기되어 있다가 그 위에 사후 육필로 150EA로, 현원(탑생인원)도 474명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476명으로, 자동차 대수도 150대에서 180대로 위에 가필이 되어 있다.
수사결과 컨테이너 등 화물은 16mm 일반로프로 2단 부분만 묶여 있어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검찰은 사후 표기된 숫자는 사고 후 보도된 현황을 보고 누군가 그 위에 가필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본래 기록을 삭제한 뒤 다시 진정한 인원수나 적재 건수인 것처럼 조작한 것이기 아니기 때문에 문서 위조 등에 포함될지에 여부에 대해 검찰은 회의 적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같은 일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것이다. 이번에 구속된 세월호 선원들은 그동안 실제 점검 없이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으며, 선장이 하게 되어 있는 서명도 항해사 중 한명이 자필로 서명해 제출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한 박 씨는 “처음 배울 때부터 (확인할 필요 없이) 그냥 서류만 ‘양호’로 작성해 제출하면 되는 것으로 배웠다”고 진술했다.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보고서를 확인해야 할 운항관리자 전모씨도 세월호가 작성해 온 보고서에 서명만 하고 따로 점검을 하지 않았다. 운항관리자는 해운조합이 선정한다.
세월호의 이런 관행을 볼 때 다른 여객선의 안전점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합수부는 안전점검 보고서 허위 작성 등과 관련해 담당자에 대한 조사를 검토 중이며, 해운업계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과 부산지검에서도 유사 사례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